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쟁이연어 Oct 25. 2022

삶을 대하는 시선

(50대, 인생을 바꾸는 100일 글쓰기)


공장에서 똑같은 모델명을 달고 나온 컴퓨터도 반응이 다를 때가 있다. 스펙도 같은데 희한하게 다른 결과가 나온다. 하물며 사람은 애당초 같을 수가 없는 존재다. 생긴 것도 다르고 마음도 다르다. 타인에게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색깔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동질감을 느끼며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된다. 그리고 이해와 공감을 통해 상대와의 균형을 맞춘다. 하지만 이게 마음같이 쉽게 되는 게 아니라 때론 상처를 받고 논쟁이 되기도 한다. 


상대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면 결국 나의 시선이 바뀔 수밖에 없다. 나는 어떻게 타인을 받아들일 것인가?(이 문제는 상대도 마찬가지다). 나로선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사람이든, 물질이든 나에게 주어진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원하는 데로 해주지 못하는 상대가 야속하고 배려를 베푸는 내 마음을 이해 못 해주니 속상하다. 하지만 상대도 같은 처지다. 삶의 기준을 나로 만들면 다소나마 문제가 해결된다. 남과 비교 없이 그냥 그러려니 하고 현실에 만족해하니 웬만한 것도 넘어가게 된다. 어차피 완벽한 삶은 없다. 인생? 거기서 거기다란 마음먹기가 무척이나 요긴하게 쓰인다. 돌아올 대가를 기대하지 않으니 주면서도 아쉽지 않다. 삶의 기준이 보급형으로 바뀌면 마음 쓸 일이 꽤 줄어든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삶이 있다. 성인군자와 일반인의 삶(성인군자 빼고는 다들 비슷하니 위안이 된다).




마음속에 아픔을 담지는 말자. 어쩔 수 없는 현실과 환경의 영향을 받겠지만 슬픔을 어항 속에 물처럼 가둬 두어서는 안 된다. 시냇물처럼 계속해서 흐르게 놔두자. 고이는 순간 마음의 상처는 곪아간다. 이번 생이 글렀다면 다음 생에 잘해보지 뭐(이 마음도 요긴하다). 말하고 싶은 건 그거다. 세상에 루저는 없다. 그냥 각자도생의 삶이다. 스스로 자악해보니 행복하지 않다는 걸 경험상 알게 되었다. 우리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약 80년 전후의(요즘은 짧게 느껴진다) 시간을 살아갈 뿐이다. 하루가 모여서 인생이 되기에 가급적 일상은 가벼운 마음으로 채워보자. 가볍게 산다고 남이 뭐라 안 한다. 웬만하면 경쾌하게 살다 가자. 잘 안되면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면 된다.


오십을 넘어서니 모든 게 평준화가 된다. 공부도 직업도 재산도 크게 차이(의미)를 느끼지 못한다. 결국 삶의 가치가 그런데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 사랑하는 마음, 하루치의 따듯한 기분이 더 중요하다. 지나간 상처보다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느껴야 한다. 


곧 겨울이 올 듯하다. 요즘 쌀쌀함이 더하다

차가운 계절이 오기 전에 마음의 외투 한벌은 서둘러 준비하자


이전 13화 안 가본 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