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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쟁이연어 May 23. 2020

(창업) 1인 기업 '무엇을' 팔 것인가?

< 1인기업 시작하기 >



무엇을 팔 것인가?


1인 기업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제공하는 일을 상품으로 정해도 됩니다. 다만 이번 글에서는 일단 제가 해왔던 일을 토대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중에는 다양한 상품이 나와 있습니다. 그야말로 컴퓨터부터 이쑤시개까지 못 팔게 없습니다. 그러나 똑똑한 소비자들을 상대로 판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요. 고성능 컴퓨터부터 유행을 선도하는 의류까지 많은 제품들이 출시되지만 모두 예비 고객의 선택을 받는 건 아닙니다. 이왕이면 처음부터 구매량이 많은 곳에서 물건을 파는 게 현명한 일입니다. 시작이 반이다란 말처럼 아이템 선정은 사업의 승패를 가릅니다




아이템이 떠오르지 않을 땐 '시장을 먼저 정하자'


무엇을 팔 것인가를 선정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직접 해보지 않고는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습니다. 취급상품을 먼저 고르기보다 판매시장을 우선 정해 보는 것입니다.

수요가 많은 시장을 찾다 보면 그곳에서 팔릴 제품이 역순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17년 전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제가 들어가야 할 시장으로 개인보다 회사를 봤습니다. 무엇보다 기업시장의 구매력은 개인을 압도하기 때문이지요. 불특정 다수에게 조금씩 여러 번 파는 것보다 회사를 상대로 한 번에 많이 파는 게 가성비가 높게 나온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당시엔 MRO(기업 소모성 자재) 시장도 꾸준히 신장하는 추세였으니 기업은 매력 있는 대상이었습니다.





회사에선 과연 어떤 물건이 필요할까요?  


복사기, 팩스 같은 OA기기, 문구나 잡화 같은 오피스 제품, 책상, 의자 같은 사무가구 등 다양한 품목이 떠올랐습니다. 고민 끝에 그중에서 제가 선택한 아이템은 컴퓨터였습니다. 회사는 직원 수만큼 PC가 필요하고, 장비가 노후되면 다시 구매를 반복하기 때문에 팔기가 좋을 것 같았습니다. 더불어 컴퓨터를 살 때 소프트웨어와 프린터 같은 주변기기도 구매를 하기 때문에 추가 이익을 내기가 용이해 보였습니다. 또한 PC는 다루기 쉬워 혼자서도 취급하기 편한 상품이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할 일도 생기지만 얼마든지 협력이 가능합니다. 실례로 한국무역협회에 방화벽을 설치하거나 코엑스 교육장에 대량으로 PC를 납품하게 되었는데 방화벽 업체와 삼성전자 설치 팀의 도움을 받아 무난히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발주를 받았을 땐 금액도 크고 인력이 없어서 겁이 났지만 혼자라도 감독이나 제작자로서의 역할만 잘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기업시장을 먼저 정하고, 컴퓨터란 아이템을 고른 것이 
적중해서 초기에 자리를 잡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빠른 시간 안에 수익을 내는 건 1인 기업이 롱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람은 저마다 적성도 다르고 아는 분야도 다양합니다. 그렇다고 모두가 기업에 컴퓨터를 팔 수는 없습니다.  보통은 잘 아는 분야에서 아이템을 고르지만, 그렇지 않을 땐 시장을 먼저 보고 상품을 선정하라는 것입니다. 때론 아이템보다 시장이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팔릴 곳이 없으면 헛일입니다. 1인 기업은 시장을 읽는 능력이 중요한데 제한된 시간과 인력으로 최대 성과를 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아는 일이 전부는 아니다


유제품이나 식품원료를 소싱해서 식품업체에 납품하는 지인도 있고 화장품 원료를 유통하는 후배도 있습니다. 모두 근무 당시 업무를 살린 일입니다. 그런데 과거 유행했던 판촉물 시장을 보고 뛰어든 사람이 있습니다. 창업 후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움을 겪고 현재 전업을 고려중입니다. 갈수록 줄어드는 시장을 잘못 보고 들어간 것이지요. 물론 그 업계에서도 잘하는 사람이 분명 있습니다만 그만큼 하향세를 보이는 시장에선 살아남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습니다. 반면에 원료회사의 제품을 받아서 식품제조회사에 판매하던 지인은 수요와 공급을 제때제때 이어주는 커넥터 역할을 해내면서 지속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원료 분야는 보통 연단 위로 계약하기 때문에 한번 오더를 받으면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시장을 잘못 판단하고 들어가면 오류가 생깁니다. 반면 분석이 제대로 된 후 들어간 시장은 경우에 따라 쉽게 성과를 내기도 합니다. 당연히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은 아닙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생기는 노하우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커넥터로써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 역할이야말로 1인 기업의 최대 무기입니다. 1인 기업이 제조도 하고 유통도 할 수 있지만 혼자 모든 걸 할 수는 없습니다. 적재적소에서 연결만 잘 시켜도 그 사람이 능력자입니다.



시장에 맞는 제품을 골라라


중국 제품이 싸다고 해서 한국에 와서 마구 팔 수는 없습니다. 한국은 한국시장에 맞는 상품이 있습니다. 세상에 팔 물건이 넘친다고 해서 모두 판매가 되지는 않습니다. 시장에 맞는 제품을 고르라는 것입니다. 잘 된 아이템 선정은 시행착오를 줄이고 빠르게 자리 잡는데 효자노릇을 합니다. 그리고 1인 기업은 혼자서 다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혼자서 다 할 수도 있지만 때론 협업을 하는 게 유리합니다. 대신 1인 기업은 고객에게 이익을 주고자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정해야 합니다.





1인 기업은 봉준호고 스필버그다?


인테리어 업체를 혼자서 십여 년을 하고 있는 후배가 있습니다. 나름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친구입니다. 하지만 분야별 공사는 모두 하청을 주고 본인은 디자인 콘셉트만 잡습니다. 디자인 감각이 후배의 아이템인 셈이지요. 이렇듯 1인 기업은 전략적으로 움직인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필자는 기업체에 컴퓨터를 납품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저의 강점과 콘셉트는 구매전문가입니다. 구매만큼은 나름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습니다. 고객사 구매담당자들은 회사에서 필요한 제품들에 대해서 저에게 견적요청을 합니다. 그러면 적정한 가격과 서비스를 포함해서 견적을 줍니다. 그리고 결제가 나면 빠르게 납품을 합니다. 저는 기업고객의 구매욕구를 충족시켜주고 대가를 받는 구매 전문가인 것입니다. 그래서 일을 하다 보면 때론 봉준호가 되고 때론 스필버그가 됩니다



3박자를 준비해라


이렇듯 시장분석과 아이템, 콘셉트를 잘 잡으면 1인 기업이 되는 삼박자를 준비한 셈입니다. 가장 기본이고 제일 중요한 덕목입니다. 이런 사전 준비 없이 뛰어들어도 팔릴 만큼 시장이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가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철저한 준비 없이 남이 잘된다고 하면 너도 나도 비슷한 업종으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어려운 현실입니다. 기업시장은 보다 큰 시장입니다. 내가 무엇을 팔 것인가에 대한 분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이템과 업계에서 어떤 식으로 경쟁력을 갖출 것인가에 대한 콘셉트를 잡으시기 바랍니다, 저 같은 경우는 가격으로 승부하기에는 덩치가 큰 경쟁자들을 이길 수 없기에 빠른 납품과 고객이 원하는 건 언제 어디서나 들어주는 유연함에 승부를 걸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가진 콘셉트이었고 고객은 기꺼이 저를 찾아주었습니다. 


여러분도 준비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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