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도 뒤로도 혼자다 >
아무도 없습니다
1인 기업을 하다 보면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서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누구도 대신해서 나서 주지 않습니다. 업무적으로는 주위 파트너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나 프로젝트를 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입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선택을 통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오래 일을 하다 보면 소위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게 됩니다.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도 있고, 귀찮을 정도로 일이 밀려들다가는 위기가 와서 슬럼프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런 사이클이 때로는 감기처럼 왔다가 슬며시 지나가기도 하고, 때로는 생채기를 내면서 후유증을 남기기도 합니다. 이는 사업을 하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과정입니다. 인간이 가지는 희로애락이 사업이라는 외부 변수를 만나서 본인의 의사와도 상관없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게 됩니다. 사업이 잘되면 기쁘고 매출이 저조하면 낙심하게 됩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라면 더욱더 그렇습니다. 늘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 셈입니다. 이럴 때 1인 기업가의 마인드 컨트롤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자세
직장을 다녀도, 사업을 하거나 가게를 운영해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서 살 수는 없습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다른 문제로 고민할 뿐이지 각자가 대면하는 스트레스의 본질은 비슷합니다. 다만 받아들이는 사람의 차이는 나겠지요. 배부른 소리 같지만 저는 회사 다니는 게 성향상 잘 맞지 않았습니다. 업무능력이 탁월해서 돋보이는 직원도 아니었고 그저 무색무취의 부속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나름 자아를 찾아보자고 시작한 일이 1인 기업이었습니다. 그리고 17년 동안 지금의 일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습니다. 제 자신을 느껴가며 일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물론 사업을 하면서 마주하는 또 다른 고충 앞에서 좌절도 하고 스트레스도 받지만 근본적으로 직장인으로 살 때보다 개인적인 만족도는 높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녁에 '맥주 한잔으로 웬만하면 풀리는' 비교적 낮은 수준의 불쾌지수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더러 특정한 상황에서는 오랫동안 고민하고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최소한 업무적으로만 본다면 그렇습니다. 제게 내재돼있는 외로움과 감정선을 해결하는 건 또 다른 문제지만 말입니다.
무엇으로 스트레스를 풀 건가요?
생각보다 스트레스를 푸는 게 중요합니다. 1인 기업가는 혼자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대화 단절과 외로움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직장인들은 동료들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균형감을 찾을 수 있는데 1인 기업가는 환경상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멘탈 관리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일보다 심리적인 문제로 슬럼프가 올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1인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광범위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계신 분들도 있으나 그렇지 못하다면 자신에게 맞는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가지고 있는 게 좋습니다.
보통은 힘들면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거나 술을 마시면서 풀게 됩니다. 저녁에 지인과 이런저런 대화를 통해 희로애락을 공유하다 보면 실제 기분이 정화됩니다. 다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심리적으로 느끼는 긴장상태를 이완시켜주는 정도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취미를 통해서 누군가는 운동을 통해서 해소하기도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독서가 그 자리를 대신해왔던 것 같습니다. 특별히 인간관계가 넓은 편도 아니고 멘토로 여기는 분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지치고 힘들 땐 책으로 해소했던 것 같습니다. 가슴이 답답해서 미칠 것 같을 땐 서점에 가서 책을 샀습니다. 독서를 하면 해답을 찾는다기 보다, 마음을 진정시켜주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조금 더 나가 글도 쓰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다른 분들에게 미약하나마 경험을 나누기 위해 쓰는 소소한 글들이 제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누구나 다아는
스트레스에 대한 이야기를 자꾸 하는 건
'두고두고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부슬비 오는 퇴근길에 짧은 소회
외로운 사람이 있고, 외로운 자리가 있다
둘 다 해당되는 날에는 세상에 혼자 같다
일을 더 미친 듯이 해볼까?
인맥을 넓혀볼까?
아직 소원하던 세상을 열지 못했다
관성에 굳어진 사고와 태도가 매번 발을 잡는다
말랑말랑하게 좀 살자. 갓 구운 모닝 식빵처럼
밤늦은 퇴근시간 부슬비가 내린다
외로운 사람이 있고, 외로운 자리가 있고
외로운 날씨까지 있다.
몇 년 전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외로운 기분이 물밀듯이 밀려와서 지하철에 앉아서 끄적인 메모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수시로 저런 심리상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일도 사람도 내 맘 데로 되지 않을 때 심리적으로 약해지게 됩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느끼는 감정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뭐든 다 해결하는 슈퍼맨이 아닙니다. 그저 나약한 존재이며 힘들고 외로운 평범한 사람입니다. 이런 상황을 인정하게 되니까 일에 대해 롱런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한두해 하다가 그만 둘 일이라면 1인 기업을 하라고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1인 기업가는 스스로의 정년을 두고 일과 인생이 같이 가야 하기 때문에 멘탈 관리를 자꾸 강조하게 됩니다. 단지 돈만 많이 번다고 오랫동안 일을 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적정한 스트레스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입니다.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
부지런하면 세상에 어려울 것이 없다
좋아하는 경구중에 하나입니다. 잘났든 못났든 세상은 자기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글로벌 경제위기나 코로나 같은 국난 앞에선 누구도 성과를 자신할 수 없습니다. 이럴 때는 마음속에 경구 하나 세기고 사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부지런하면 세상에 어려울 것이 없다고 하니 몸이라도 움직여 보는 겁니다. 가진 게 없고 모르는 것 투성이라도 부지런하면 최소한 두려움은 줄일 수 있습니다.
움직인 만큼 보이는 세상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