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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요일그녀 Oct 08. 2022

부캐는 가지를 친다

‘목요일 그녀’는 평범한 블로그 닉네임이었다. 누구도 불러주지 않던 이름이다. 

그 이름을 자신 있게 부캐라고 표현할 수 있게 되면서 놀라울 만큼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누구나 기획자가 될 수 있다

기획이라니? 내가? 그렇게 생각했다. 

‘독서모임이야 책 읽기를 좋아하니까 그냥 하는 거지 그게 뭐 기획까지 필요해.’ 그렇게도 생각했다. 모임을 만들기 전에 아이디어를 적어놓은 노트를 펼쳐보고, 블로그 기록을 찾아보니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만든 게 아니었다.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슨 책을 가지고,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하면 좋을까 계획하는 일 모두가 기획이었다. 나는 내 모임의 기획자가 되었다. 독서모임으로 시작해 글쓰기 모임, 50일의 기적(목표 달성 모임), 필사 모임까지 점차 영역을 확대해 갔다. 


『오늘도 엄마는 책 쓰기를 꿈꾼다』를 쓴 이건우 작가는 엄마들은 일상에서 늘 기획을 하면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어떤 간식을 해줄지 고민하고 메뉴 결정하고 요리해 내놓는 과정이 모두 기획의 결과라고 했다. 그걸 우리가 기획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직접 경험해 보니 기획은 멀리 있지 않았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목요일 그녀로 하는 기획은 거창하지 않다. 운영하고 있는 모임이, 참여하는 사람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모임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간다. 독서 모임 주제에 맞는 독후활동이나, 가벼운 이벤트를 만드는 것. 꼭 만나고 싶은 작가와의 만남을 추진하는 것처럼, 내 역량으로 할 수 있는 기획을 차근차근해나가고 있다.      


독서모임 리더에서 글쓰기 모임 리더로 

독서모임 ‘소심’의 첫 기수 모임을 마치고 글쓰기 모임 ‘우연’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독서모임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글쓰기 모임도 시작하지 못했을 거다. 글쓰기 모임을 시작한 뒤에는 제안을 받아 2W 매거진의 필진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 독서모임을 추가로 진행하게 되었다. 2020년에는 연말에 희망자를 모집해 ‘50일의 기적’이라는 ‘목표 달성’ 모임을 만들었다. 2021년에는 꾸준히 모임을 꾸려 독서 모임과 글쓰기 모임을 중간에 쉬지 않고 운영했고, 2022년 1월부터는 필사 모임 ‘마음’을 새롭게 시작했다. 하나의 시작이 그다음, 다시 그다음의 시작을 만들어 주었다. 앞으로 더 얼마나 많은 기회가 내게 주어질지 기대가 된다. 기대가 있는 삶은 지치지 않는다는 걸 몸소 경험하고 있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글쓰기 모임을 진행하면서 ‘글 쓰는 즐거움’에 푹 빠졌다. 문학을 전공하면서 공부하듯 쓰던 글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 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는 과정을 통해 치유받는 경험을 했다. 관심을 가지고 찾다 보니 작가가 될 수 있는 많은 길이 있었다. 꼭 등단을 하지 않아도, 책을 출간하지 않아도 우리는 모두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브런치 작가 승인을 받은 뒤 매거진을 발행하고 내 매거진을 읽는 독자들이 생겼다. 2W 매거진에 매월 원고를 기고했다. 그 이후에는 원고 청탁을 받아 글을 쓸 기회도 얻었다.  출간 계약을 했고, 2022년 봄에는 독립출판물과 전자책으로 <<이 순간의 삶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에세이를 출간했다.     

 

인풀루언서 엑스퍼트 일대일 코칭

블로그를 통해 꾸준히 콘텐츠를 쌓으면서 블로그를 찾는 이웃이 늘고, 모임이 확장되기 시작했다. 2019-2020년 연속 이달의 블로그에 선정되고, 도서 전문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현재 ‘목요일 그녀’의 독서모임과 글쓰기 모임은 인플루언서 키워드 챌린지 1,2위에 올라있다. 

그 후 엑스퍼트 추천 메일을 받고 등록을 했다. 글쓰기 전문가로 상담을 하고 글을 피드백하기도 했다. 엑스퍼트로 등록된 이후에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에서 글쓰기 전문가 영역에 활동 제안을 받았다. 그렇게 연결된 사람들과 일대일 글쓰기 코칭도 진행하고 있다.      


부캐의 확장성은 무한하다. 하나의 부캐는 그다음을 기획하게 하고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 과정을 통해 새로운 재능을 찾게 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게 된다. 명확해지면 뒤로 물러서고 싶지 않아 진다. 느리더라도 앞으로 가고 싶어 진다.


‘빨리 가기보다 본인만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하기’ 모임을 할 때 회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지치지 않으면 포기하지 않고 본인이 정해둔 목표까지 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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