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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요일그녀 Jul 10. 2019

엄마와 직장인 그 사이 어디쯤

- 아프지 말아 줘


                                                                                                                                 

20190709, 엄마와 직장인 그 사이 어디쯤



아이는 하교 후 돌봄 교실에 있다가 태권도 학원 차를 타고 태권도를 가고,

그 중간 다시 미술 학원을 간다.


아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데리러 갈 수 없는 상황인지라

매일 전화로 아이와 어디쯤인지, 뭘 하고 있는지, 엄마는 몇 시쯤 퇴근하는지 이야기를 한다.


아이의 전화가 아닌 학원 전화 혹은 선생님 전화로 연락이 오면 번호를 보는 순간 이미 마음이 철렁.


아프다는 아이의 소식에 귀는 전화기에 바짝 대고 있으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오늘 남은 일, 처리해야 할 일을 쭈르륵 떠올린다.

지금 내가 조퇴를 할 수 있는 상황인지, 잠시 나갔다 올 수 있는 상황인지.


학원 선생님에게 조금만 쉬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부리나케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결국 부서장에게 죄송합니다....로 시작되는 아쉬운 말을 하고 또다시 부리나케 아이에게 달려갔다.


엄마를 보자 얼굴이 환히 펴지는 아이.

'우와 씩씩하게 잘 있었네' 칭찬을 해주고 꼭 안아주고 아이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여전히 머릿속은 아이와 직장 일이 번갈아 떠올랐다.


어쩐지 아이가 아프다고 할 때마다

'엄마, 나는 엄마가, 엄마의 사랑이, 엄마의 시간이 고파'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안쓰럽다.


매일 나는 엄마와 직장 그 사이 어디쯤을 헤매고 있다.

이 시간도 지나가겠지, 하는 주문을 매일 스스로에게 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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