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킹맘이 아이의 초등학교 첫 방학을 대하는 자세
만나자마자
"엄마! 나 방학했어. 드디어!! 너무 좋아~"
라고 말하는 아이.
"아.. 그래, 좋겠다"라고 대답하면서도 어쩐지 마음이 편치 않은 엄마.
방학 계획표를 보면서
'아, 한 달. 일주일에 세 번은 도시락을 싸줘야 하고, 방학 돌봄은 2시면 끝나니까 학원을 어떻게 보내야 퇴근시간에 맞추지...'
이런 생각을 하느라 아이가 좋아하는 만큼 같이 좋아해 주지 못했다.
반 단톡방에 엄마들이 "아이가 너무 좋아하네요" "모두 방학 즐겁게 보내세요~" 같은 안부 인사를 주고받는데
"워킹맘 엄마는 방학이 두렵네요... " 같은 말을 써넣다가 멈칫하고 말았다.
아이에겐 첫 방학.
즐거운 기억을 가득 심어주고 싶은 마음은 넘치는데, 아마도 마음만큼 해주지 못하겠지.
또 아이에게 이해를 구하고, 달래주는 날들이 이어지기도 하겠지.
이 시간 역시 지나갈 걸 알고, 아이가 내 걱정보다 더 잘할 거라는 것도 알지만
그 지나갈 시간에 충분히 함께 해주지 못하는 엄마 마음은 어쩐지 좀 아프다.
아침에 조금 부지런히 일어나 싼 아이의 점심 도시락.
"맛있게 먹고 오면 좋겠고, 점심 먹는 동안 행복하면 좋겠고, 하루도 즐겁게 잘 보내면 좋겠고,
씩씩하게 웃으면 좋겠어. 그리고 우리 저녁에 웃으면서 만나자~ "
우리의 아침인사는 오늘도 길었지만,
꼭 껴안고 나눈 인사가 아이의 하루를 버티는 즐거운 힘이 되어 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