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밤 엄마의 詩
엄마 그런데,
엄마 그런데,
음 음 음
침 꿀꺽 삼키고 다시
엄마 그런데,
금방이라도 감길 것 같던
눈은 떠 또렷해지고
사라지지 않을 이 시간은 추억이 아니지
그러니까
지금은 애틋하지 않지
그냥 콱 고꾸라져 하나, 둘, 셋
숨소리만 들리는 평화
여전히 도래하지 않은 미래
그러니까
지금은 나는 나여도 내가 아니지
이게 시야?
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도 답은 잘 모르겠다.
아이를 재워야 간신히 찾아오는 혼자만의 시간은 늘 부족하기 때문에 가끔은, 졸려하는 아이 앞에서 책을 펼치거나 일기를 쓴다.
아이 역시 엄마와의 시간이 고픈지라 어떻게든 엄마 옆에서 더 오래 있으려고 졸린 눈을 부릅뜬다. 아이의 마음을 알면서도 일부러 모르는 척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눈이 말똥말똥 해지는 아이.
그럴 때는 과감하게 선택한다.
다 포기하고 불을 끄고 같이 눕거나 아이를 옆에 앉혀두고 내 할 일을 하거나.
둘 다 만족스럽지 못한 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결국엔 아이가 원하는 걸 하고야 만다.
엄마의 선택이라는 게 어쩔 수 없이 ‘나’와 ‘아이’ 둘 중 하나에서 골라야 한다면 우선은 ‘나’를 먼저 내려놓는 일. 그게 내가 요즘 택한 육아 방법 중 하나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이가 원할 때 아이를 모른 척하지 않은 게 아이와 엄마 모두 마음이 즐거워지는 일이었다.
잠시 ‘나’는 ‘나’가 아닌 상태로 머물게 하는 것.
‘엄마’의 모습으로 온전히 아이에게 비쳐주는 것.
때론 그 짧은 선택이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해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