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목요일그녀 Oct 28. 2019

퇴근 시간 지났는데요?

- 퇴근 시간은 왜 있는 건가요. 


                                                                                                                                       

적어도 둘째가 두 돌이 지나기 전까지는 야근하지 말자, 

일찍 퇴근해서 저녁이라고 내가 먹여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늘 일은 남았고, 퇴근할 때 마음이 가벼운 적이 없었다. 

지나가는 말이라도, 상사들이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에 남았고

퇴근 시간이 지나도 퇴근할 때마다 눈치를 봐야 하는 날들이 많았다. 


어른 아이를 양육하고 있다는 이유로, 

마치 배려하는 듯한 말투와 행동들(아마 그들은 진심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조차 

상처로 돌아올 때가 많았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퇴근 시간이 지나도 당연한 것처럼 야근을 이어갔다. 

주 52시간 근무는 대체 누가 지키고 있는 건지

넋두리 아닌 넋두리를 하면서 

야근을 해도, 일찍 퇴근을 해도 어느 하나 만족스럽지 못한 날들이 이어졌다. 


양육과 일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당사자 혼자 눈 감고, 귀 막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님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자주 절망한다. 


9시가  다되어 퇴근하면서 '죄송해요 먼저 들어가 볼게요'라고 

말하고 나온 나한테 화가 난 날., 

고작 그림일기장 속에 푸념 아닌 푸념을 적으며 


또 얼마나 오래 이런 시간을, 

이런 감정을 견뎌야 하나 생각하다가 


잠시 기운이 빠졌다. 





                                           






















작가의 이전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땐, 아무것도 하지 않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