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집 - 2

움막집

by 풀솜

인간이 동굴에서 살았던 흔적이 지구상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다. 인간 이외의 동물 가운데 인간처럼 동굴을 삶의 터전으로 살았고 지금도 동굴에 살고 있는 동물은 많다. 그 동물들은 자연이 만들어 놓은 동굴을 자신들도 자연의 일부로 살아간다. 하지만 인간은 달랐다. 인간은 자연이 만들어 놓은 동굴을 자기들의 노동력으로 개조하여 자신들의 집으로 바꾸어 갔다.


몇 천년의 시간이 흘렀다. 인간들은 자연이 준 보금자리를 버리고 확 트인 하늘 아래에 자기들의 보금자리를 세우기 시작했다. 동굴은 텅 비게 되었다.


인간이 처음 지은 집은 어떤 모양일까?


집이란 사람이나 동물이 추위,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이라 정의한다. 인간이 그동안 살았던 동굴은 집이라 할 수 없다. 모양이 어떻든 집은 바닥과 네 개의 기둥 기둥 사이의 벽 그리고 지붕으로 구성되어 일정한 모양을 이루고 있다.


처음 인간은 동굴 벽에 기대어 두 개의 기둥을 만들었다. 두 개의 기둥을 박고 기둥 사이를 막아 벽을 만들었다. 넓은 공간이 생겼다. 사방이 벽으로 둘러쳐졌다. 두 개의 벽을 만들 수 있게 된 인간은 네 개의 벽을 만드는 것쯤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우선 땅 속에 깊고 넓은 구덩이를 팠다. 구덩이 안의 바닥을 평평하게 고르고 네 구퉁이에 기둥을 박았다. 기둥이 무너져 내리지 않도록 돌이나 동물의 뼈로 단단하게 굳혔다. 기둥 사이는 눈이나 바람이 들어올 수 없도록 나뭇가지로 엮어 막았다. 벽을 만들고 흙으로 발랐다. 막대기로 지붕을 덮었다. 집이 완성되었다.


넓은 들판 가운데 인류 최초의 집이 세워졌다.

이 집이 움막집이다.

집은 아직 땅굴에 가까웠다.




우리 함께 움막 안으로 들어가 보자.


움막 안은 연기가 자욱하고 어두컴컴했다. 움막집의 가운데는 화덕이 차지하고 있다. 화덕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있다. 여남은 명의 어른과 그 보다 많은 수의 어린이가 있다. 어른들은 건장한 모습이다. 등이 곧고 균형 잡힌 몸매를 가지고 있다. 넓은 광대뼈와 두 눈 사이가 다가붙은 얼굴에 거무튀튀한 몸뚱이의 늠름한 모습이다. 몸에는 문신이 그려져 있다. 움막 안의 사람들은 나무 열매를 찾기 위해 숲 속을 뛰어다니고 사슴을 잡기 위해 사냥을 하던 동굴에 살았던 사람들보다는 뭔가 만드는데 집중하며 노동을 하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가까웠다. 여자들은 방바닥에 앉아서 뼈바늘로 털가죽 옷을 만들고 있다. 달리 장난감이 없는 어린이들은 어른들 옆에서 말의 다리뼈나 사슴뿔을 가지고 놀고 있다.



화덕 옆에는 깎은 돌로 된 작업대가 놓여 있고 화덕 근체에는 여러 가지 연장과 그 연장으로 만들었던 물건들의 파편이 흩어져 있다. 작업대에서 기술자 하나가 쭈그리고 앉아서 일을 하고 있다. 그가 하는 일은 투창 자루에 화살촉을 맞추는 일이었다. 투창 자루에 화살촉을 맞추는 기술자 옆에는 다른 기술자가 돌칼로 무언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림은 유목하고 있는 말의 형체가 가느다란 선으로 새겨지고 있다. 놀라운 기교와 인내로 말의 그림이 완성되었다. 기술자는 말의 그림 위로 움막집을 그렸다. 움막집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였다.



작업대 옆에는 훌륭하게 다듬은 뼈바늘 돌칼 등이 놓여있다. 돌칼은 사냥할 때 짐승의 숨통을 끊고 배를 째 가죽을 벗기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여자들은 뼈바늘로 사냥해서 잡은 짐승가죽으로 옷을 만들었다. 뼈바늘이나 돌칼은 현대인에게는 단순해 보여도 이 물건을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하나하나를 만들기 위해 인간은 오랜 시간을 작업대 앞에 앉아 일을 해야 했다.


투창 또한 아주 유용한 도구였다. 투창이 있으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동물이나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다. 투창은 긴 막대기 끝에 뾰족하게 간 뼛조각이나 간돌을 묶어 사용했다. 인간은 어떤 동물보다 긴 팔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았다. 투창으로 인해 어떤 동물보다 사냥에 유리했다.




원시인들은 움막 안에서 도구를 만들었다. 도구들을 만들기까지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움막은 원시인들이 작업하기에 적합한 장소였다. 따듯하고 안전했으며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뼈바늘은 인류 최초의 바늘이다.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자. 오랜 시간 작업대 앞에 앉아 일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얼마나 많은 기술이 그 안에 담겨있는지 알 수 있다.


1. 돌칼로 토끼의 뼈에 작은 칼을 대어 뼈막대기를 잘라낸다.

2. 톱니모양으로 생긴 석판으로 한쪽 끝을 뾰족하게 만든다.

3. 돌송곳으로 반대쪽 끝에 구멍을 뚫는다.

4. 맨 마지막에 바늘의 끝을 간다.


하나의 바늘을 만들어내는데도 많은 도구와 편안한 공간 노동이 필요하다. 어느 인간의 집단에나 바늘 만드는 기술자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뼈바늘은 가장 귀중한 것의 하나였다. 뼈바늘과 돌칼이 있는 인간 집단은 사냥에서 잡아 온 동물의 배를 가르고 뼈를 자르고 가죽을 벗겨 그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을 수 있었다. 뼈바늘과 돌칼은 이 시대의 최첨단 산업이었고 그것을 만들 수 있는 기술자는 사냥을 해서 동물을 잡아 오는 것만큼 중요한 사람이었다. 인간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데는 돌칼이나 뼈바늘과 같은 도구들이었고 그 도구를 만들 수 있는 따뜻하고 안전한 움막이었다.



움막은 넓은 초원이나 강가에 지어졌다. 움막 옆에는 다른 움막도 지어졌다. 움막이 여러 개 생겨났다.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들이 서로 도와가며 함께 사냥하면 더 많은 고기를 얻을 수 있었다. 전에는 인간도 다른 동물과 만찬가지로 매일매일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뛰어다녀야 했고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한 날에는 굶어야 했다. 이제 더 이상 사람보다 효율적으로 생활하는 동물은 없었다. 음식이 남았다. 비바람으로 사냥을 할 수 없는 날에도 남아있는 음식으로 얼마간은 버틸 수 있었다.


움막집은 안전하고 따뜻했으며 인간에게 마음의 안정까지 가져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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