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이끌어주리라(임이랑, 수오서재, 2022)
불안이 삶을 지배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극복하고 이겨내기 위해 애를 쓰거나
깊이 함몰된 채 허우적대기 일쑤다.
자칫
스스로를 갉아먹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헤어 나오지 못하고 깊이 빠져든다.
늪처럼 말이다.
'불안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 주리라'
이 역설적인 바람은 아이러니하게도
불안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포기할 것은 빠르게 포기하고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흉터는 그저 흉터일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불안은 탈출구를, 조금이라도 더 나은 대안을 향해
나를 이끈다.
작가 임이랑 역시
불안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던,
여전히 자유롭지 않은,
평범한 '우리' 중 한 사람이다.
음악을 짓고 글을 쓰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식물을 가꾸며
자신을 돌보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다.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스스로 먼저 고백하며
답 없는 대화를 던질 줄 알 뿐이다.
불안에 지독하게 취약해서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마음과 대화를 나눠온 시간을
담담하게 써 내려갔다.
답을 구하듯이 읽기보다
들어주듯이 읽어보길 권한다.
'그랬구나. 그렇게 힘들었겠구나' 읽다 보면
오히려 내 안에서 답을 찾게 되는
그런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서로 격려하며 버티며 살아가 보자.
그러면 언젠가는,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래도 살아 있길 잘했다'며
덧없이 함께 웃는 날이 올 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