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 투쟁(정태현, 열아홉, 2022)
권리를 빼앗으려 하는 사람들은 우리를 매우 힘들고 매우 귀찮게, 그리고 스스로를 보잘것없는 인간으로 느끼게 만들어 권리를 포기하게 만든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힘과 책임지지 못할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면 스스로 내려놓아야 할 게 아닙니까. - 99p.
어느 순간 힘과 영향력에 심취하여 누군가의 권리를 포기하거나 부끄럽게 만들려 시도하는 모든 행위가 바로 '꼰대리즘'이 아닐까 싶다.
문제는 그 꼰대리즘이 개인적 영역을 넘어 집단적 독선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그 꼰대리즘은 저자의 말처럼 '평소 정의와 같은 무거운 단어를 너무도 가볍게 여기며 쉽게 올리는 사람(201p.)'을 통해 발현되기도 하지만 책임 지지도 못할 권력을 갖게 된 집단적 폭력이 되어 개인을 짓밟기도 한다.
우리는 주변에서 그렇게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보다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흔히 보이는 만큼이나 눈을 감는 일도 잦다.
나 역시 책을 덮으며 반성부터 하게 된다.
나 역시 함부로 정의를 외치지는 않았는가.
관행에 갇힌 꼰대리즘의 뒤에 숨어 귀만 연채 정작 마음은 닫지 않았는가.
오마이뉴스를 상대로 한 투쟁기라는 소개에 부정적인 첫인상이 존재했음도 부정하지 않겠다. 부끄러울 따름이다.
하지만 저자의 외로운 외침에 작지만 응원의 진심을 담아 연대의 새끼손가락을 걸어 보는 것으로 그 부끄러움을 갚을 수 있다면 기꺼이 그리 하겠다.
이 책의 부제는 '청년, 그들의 연대에 홀로 맞서다'이다. 하지만 이제 그 청년은 그들에게 맞설 새로운 연대를 얻었고 얻어갈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게 투쟁은 이어질 것으로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