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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앙마 Jun 02. 2019

쓸거리가 없어 글 못 쓰는 일은 없다

'잊지 않고 남겨두길 잘했어'(이유미, 북라이프, 2019) 리뷰

수많은 카피가 넘쳐나는 시대다.
너무 많아서 지나치기 쉽다.
피로감 때문일 수도 있다.
과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니까.

여기 한 카피라이터가 있다.
직업 때문일까.
카피 하나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누군가는 쓱 지나쳐버렸을 카피도 이 카피라이터에게는 영감도 주고 글감도 되어준다.

무심코 지나치던 것들을 붙잡아 나름의 온도로 구워내니 잔잔한 울림도, 흐뭇한 미소도 생긴다.
역시, 쓸거리가 없어 글을 쓰지 못하는 건 아니구나 싶다. 일상적이고 무심한 것들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어떻게 내 경험과 이어 내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글은 나올 수 있다.

작가는 잊지 않고 담아두었다가 짧지만 담백한 감성으로 풀어낸다. 그 간결한 글쓰기가 읽기에도 부담이 없고 눈으로 씹어 소화시키기에도 좋다.

내게도 글감 노트가 있다.
지나다니다가 만나는 글귀들, 머릿속에 지나가는 단어들, 문장들은 어디든 쓱쓱 긁어놓는다.
제법 많이 쌓였다. 어떤 것은 먼지가 수북이 쌓였고 어떤 것은 빛깔도 잃었을 것 같다. 언젠가는 내 글로 풀어내야지 했던 글감들이다.
그렇게 많이 쌓아만 놓고 글로 풀어내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다.

쓸거리가 없어 글을 쓰지 못할 일은 없다.
다시금 되새길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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