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도 없이 기운이 빠지고 속이 답답해지는 날이 있다.
할 일은 산처럼 쌓여있는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다.
괜찮은 척 살아서 그렇다. 그래서 진짜 괜찮은 줄 알아서.
누구나 자신만의 고민 하나쯤은 품고 사는 거니깐 유별나게
굴고 싶지 않아서 그냥 괜찮은 척 살아서
이따금씩 한계점에 부딪혀서 그렇다.
아무 일도 없는 것 같지만 아무 일도 없는 게 아니다.
그동안 참고 쌓아두던 것이 더 이상 쌓아둘 곳이 없어서
터져버리는 것이다.
감정을 살펴보고 돌봐주기보다는
참고 덮어두는 것에 익숙하다.
힘들 땐 힘들다고 이야기해도 괜찮다.
어린아이처럼 가끔은 엉엉 울어서 답답한 마음을 흘러내려 보내고
팍팍한 세상을 향해 왜 이렇게 너 어렵냐며 소리를 질러봐도 좋다
물론 그것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순 없겠지만
그래도 내 속은 한결 괜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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