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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징 Jan 22. 2020

힘껏 그 사람을 이해해 보기로 했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연애를 시작한 지인에게 물었다. "다툰 적 있어?"

가끔 다투기도 하는데 크게 싸워본 적이 없다는 대답에 연애 초반인데도 불구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티격태격하는 나의 연애가 고민되었다. 좋으면서도 힘든 연애가 지금의 내 심정을 가장 잘 표현한다. 


우린 맞지 않는 사람인 걸까. 다르게 살아온 부분을 맞추기 위해 격렬하게 싸우는 중인 걸까. 


내가 생각하는 우리의 문제는 예민한 지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대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일일 때가 있다. 그래서 마음을 상할 때가 있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건 "왜"를 넣지 않고 대화하는 기술이다.  왜 그랬어? 라며 상대를 추궁하는 문장을 사용하게 되면 그때부터 대화보다는 다툼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일 때 서운한 감정이 생겼는지 정확히 말해주는 것이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다. 그래야 상대도 나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 선을 넘지 않기 위해 노력해줄 수가 있다. 감정이 상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감정을 상하게 만드는 사람은 드물다. 서로 예민한 지점이 다르기 때문에 잘 알지 못해서 감정을 상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고 이것은 대화로 충분히 풀어갈 수 있다. 


문제는 서로 진지한 대화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바뀌는 점이 없을 때 생긴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 난 쭉 이렇게 살아왔어. 자신을 이해하기 만을 요구하는 사람은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바꾸려는 노력 말고 단호하게 뒤돌아 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그런 사람이라면 냉정히 뒤돌아서는 연인을 보게 될 수도 있다.


노력하는 중이라는데 노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가 자주 다투면서도 헤어지지 않을 수 있었던 건 그 사람은 사과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럴 의도가 아니었도 그 사람으로 인해 내가 상처를 받으면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고 서운하게 만드는 행동은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우린 싸움을 오랜 기간 끌고 가지 않고 빠른 화해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싸울 일이 없을 거 같았지만 그 뒤에도 우린 비슷한 문제로 다퉜다. 그 사람은 노력을 해준다고 했는데 나는 그것을 잘 느끼지 못해서 답답했고 그 사람은 노력하고 있는 중인데 내가 그것을 몰라주어 서운해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 걸까 사람은 하루아침에 뚝딱 변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내가 살아온 세월만큼 습관, 가치관, 생각들이 쌓여왔고  그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다. 오랜 시간 쌓여 만들어진 것들이 마음먹는다고 하루아침에 뚝딱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은 나를 위해 정말 노력을 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내 마음에 들 만큼이 아니라는 게 문제였다. 여기서 나도 한발 양보해야 한다는 걸 모르고 정말 노력 중인 것이 맞는지 답답해했다. 이럴 땐 나를 위해 기꺼이 변해주겠다는 마음을 바라봐야 한다. 조금 더디더라도 노력 중인 고마운 마음에 비중을 더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를 바라보는 마음이 보들보들 해질 수 있다. 마음이 뻣뻣하면 유연해질 수가 없다. 잘잘못의 문제가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는 문제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상대를 이해해야 한다. 연인이 나를 이해하고 나를 위해 노력해주려는 만큼 나도 연인을 이해하고 노력해주려는 마음이 함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모든 상황은 내 입장도 있지만 상대방의 입장도 있다.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화가 날일이겠지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는 일들도 많아진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강하게 표현하는 것보다 유한 것이 더 효과적이다.


연인이 또다시 서운하게 하더라도 나를 위해 노력해주는 사람이니깐 괜찮다고 이야기해주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려고 한다. 그럴 때 연인은 더 미안해하고 더 잘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으니 말이다. 그럴 때 연인에게 나는 꽤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나 보다. 나의 마음결을 예쁘다 말하고 현명한 사람이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으니 말이다.


만약 상대가 또 서운하게 했다고 해서 너무 몰아세우면 그 사람도 순간 감정이 격해져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 연인과 끝을 내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면 힘껏 이해해보기를 바란다. 연인이 밉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니 우리가 맞는 걸까? 아닌 걸까 이런 고민도 하는 걸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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