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를 지키는 경계에 대하여

by 바리데기

유달리 혼자만의 시간이 많이 필요했었나보다

타인의 감정이 경계없이 피부로, 심장으로, 폐로 느껴졌었다.

말하지 않고 함께 하는 시간이 좋았다.

각자가 자신답게 온전히 몰두되어 있는 시간이 가슴을 채웠다.

수업시간에 집중하고 있는 친구들의 등을

뒷자리에서 자고 있는 친구의 숨소리를

옆자리에서 다른 친구와 소곤대는 소리를 보고 듣는게 좋았다.

쉬는 시간이면 괜시리 책을 펴고 바닥에 앉아 읽곤 했다.

친구들이 재잘대는 소리가 살갗을 간지럽혔다.

바닥에 앉아있다는 것이 좋았다.

그들보다 낮은 곳에 그들이 나를 신경쓰지 않고

자신다울 수 있는 그 자연스러움이 좋았다.

시선은 글자에 고정해야했다.

그래야 타인의 욕구가 나를 휩쓸어가지 않았다.

천천히 말하고 싶었고

곰곰히 생각하고 싶었고

숨소리로 표현하고 싶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함몰되고 착취되고 대리물이 되지 않고도 교감하며

온전한 자신으로 머물러 있는 따뜻한 자유를

contact improvisacion 접촉하지만 고유의 리듬과 움직임으로 움직이는 설레임을

사는 모든 날, 매일매일, 매순간, 영원처럼 느끼고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논리적 말하기의 답답함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