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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대하여

by 바리데기

가리고 가려도 가려지지 않는 것

쏟아질 것 같아 눈을 부릅뜨고 숨을 들이키는 것

하던 말과 노래를 멈추고야 마는 것

끌어내릭고 움츠러들고 다시 뻗어나가는 것


찬란한 아름다움과

고요한 어둠이 함께 하는 것


아무리 퍼내어도 차오르는

심연의 정수같은 것.


좋아하고 사랑했던 모든 것은

슬픔이었다.

슬픔이 짙어 밝음이 빛났고

끝모를 슬픔의 깊이에서 끌어올려진 행복은

정말 달콤했기에

조용히 떠올리고 혹여 날아갈까 조심스레 간직했다.


시끄러운 모든 것은

슬픔에 등돌리기 위함이었다.


슬픔 너랑만 살아갈 수는 없으니

내가 너를 버려야했다.


그러나 버리고 버려도

다시 찾아와 되찾고 끌어안은 슬픔의 얼굴은

맑은 얼굴의 나였다.


내가 사랑한 모든 슬픔은

나를 닮았기 때문이었다.

오랬동안 피해왔던 너였던 나를

이제 사랑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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