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 내뱉을 수 없는 말들이 있다.
언어가 되기 전에 포효나 신음, 오랜세월 짙눌려진 압력으로 새어나오는 포효는
말이 되지 못해 아무도 이해할 수 없어
낯선 것에 대한 혐오를 불러일으키고야 만다.
타인을 다치게할 자신이 두려워
기어이 자신을 다치게하고야 마는
어리숙하고 동그라한 짐승.
언어를 갖지 못한 이 짐슴이
모든 것을 눈에 담고 귀에 담고 솜털 하나하나에 깃들여
간직한 감정의 기억들을
말을 잃었던 그 입술로
읖조리기 시작했을 때
시간은 과거성을 잃고
현재를 쏜살같이
미래로 데려가
마치 생애 끝에서 자신의 생을 바라보고 돌아온 이처럼
기원을 알 수 없는 사랑의 삶을 피워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