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라이프 책을 백날 읽어봤자
미니멀라이프 책을 백날 읽어봤자
심플하게 살고 싶다. 깔끔한 벽지에 가구 한두 개, 무채색 패브릭과 어울리는 작은 소품들이 어우러진 방을 갖고 싶다.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탓에 방은 늘 물건으로 가득 차 있다. 쉽게 싫증을 느끼면 새로운 물건을 들여 다시 진열한다. 각종 소품이 책장에 꽂혀 있는 내 책들을 가리기 시작했을 때,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미니멀리스트가 되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 접한 미니멀리즘은 최소한의 물건만 남기기가 유행이었다. 아무래도 나랑은 맞지 않았다. 버리기엔 아까웠고 팔기엔 귀찮았다. 그러고 나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 읽었다. 작심삼일이 부지기수니 책을 백날 읽어봤자 큰 소용은 없었다.
여자가 나이를 먹어갈수록 의, 식, 주 순서대로 관심사가 변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확실히 20대 초반에는 예쁜 옷을 입고, 꾸미는 데에만 관심이 있었다. 내 방이 혼돈의 공간이 된 적이 많았다. 29살이 된 지금의 나는 확실히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졌다. 한 달 쇼핑 비용에 방 꾸미기에 지출하는 비용이 많아졌다. 이사를 하면서 각종 가구와 패브릭들을 스스로 사게 되었다.
그중 ‘스스로의 공간을 직접 꾸미기 시작했다’라고 느끼게 된 계기는 침구류를 샀을 때다. 이전까지 이불은 내가 사지 않아도 되는 물건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내가 이불의 감촉을 따지고 크기를 재고 이불솜을 고르고 있다. ‘스스로 애착을 가질 수 있는 물건 하나를 제대로 사서 불필요한 물건의 수를 줄이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마음은 여전히 갖고 있다. 물론 갈대처럼 자주 흔들리긴 하지만.
여전히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고 책도 보고 있다. 미니멀하게 사는 것은 애당초 포기했지만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데는 확실히 도움이 됐다. 2015년의 나도 같은 생각을 했나 보다. 근데 왜 아직도 예쁜 쓰레기만 보면 혹하는지 참 궁금하다.
‘활용도가 낮은 물건은 어차피 모셔둔다. 살 때만 예쁘다.
잊고 맨날 무언가를 구매하는 나에게 하고 싶은 말’
2015. 06. 27(토) 일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