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 백말띠 여성의 진심 어린 이야기
"아홉수에는 많이 힘들고 아플 거야."
7명이 일하는 작은 도서관. 30대 직장 동료분이 깊은 여운이 남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단지 29살이 되었다는 이유로, 잠정적으로 불행을 예고하는 이야기가 달갑지 않았다.
누구라면 무조건 한 번은 겪는 이십 대 아홉수. 어떤 이는 건강이 좋지 않았다 하고, 다른 이는 아무렇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어땠을까. 2018년 10월 '나는 아홉수여서 불행했는가?'라고 묻는다면 쉽사리 대답하기 어려울 것 같다. 불행하기도 행복하기도 했다. 불행했던 이유가 아홉수이기 때문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행복 또한 마찬가지다. 스스로 찾은 것인지 누구에 의해 주어진 것인지 도무지 확신할 수 없다. 그렇지만 나와 같이 방황하기도 하고 가끔은 행복하기도 한 29세들은 많을 것 같다. 2018년을 살아가는 29세 백말띠 여성들과 함께 그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리고 2020년에 덧붙이는 추가 이야기.
31살이 된 지금 돌이켜보면 스물아홉 살 때 진로와 회사생활·인간관계 어느 하나 힘들지 않았던 것이 없었다. 심지어 연 초부터 상한 굴을 먹고 장염에 걸려 3일간 침대 생활을 했었고, 그걸 시작으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았다. 나의 멘탈을 바사삭 무너뜨렸던 예기치 못한 발령은 회사생활 중 회의감의 정점을 찍게 만들었고, 그 변화가 지금의 퇴사를 이끌기도 했다. 물론 공기업 중 참여율과 결속력이 높은 편인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앞장서서 사람들을 이끌기도 했고, 버킷 리스트를 이루기 위해 대중 앞에서 내 회사생활을 축약해 발표하는 기회도 가졌다. 그래서 2년이나 지난 지금, 무언가가 달라졌을까? 확실히 얼굴은 더 성숙해진 것 같다. 아니 노숙해졌나….
그럼에도 이때의 이야기가 소중한 이유는 아홉수에는 조심해야 한다는 미신 같은 이야기에 괜히 마음이 심란해지고, 나의 20대가 종지부를 찍는다는 마음에 울적해지기도 하고, 뭔가 올해 내가 더 안 풀리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든다면 그 사람은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시간 지나 보니 좀 쓰리고 상흔이 남긴 했어도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고 그때 뭔가를 하거나 변하지 않아도 나는 나로 존재한다고, 얼굴은 노숙해졌어도 마음은 성숙해졌다고 꼭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