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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치 Nov 07. 2024

마음을 뜨겁게, 마음의 사우나

feat. 스트레스 풀림 공정

스트레스 쌓인다!!!

직장인들이 자주 하는 말 중에 하나인 ‘스트레스 쌓인다 ‘. 이 표현은 사실 매우 공학적인 표현입니다. 실제로 스트레스가 쌓이거든요. 스트레스가 풀리는 현상을 스트레스(응력) 완화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풀리지 않고 남겨져 있는 스트레스를 ‘잔류 응력’이라고 부릅니다. 위키피디아에서 residual stress를 검색하면 나옵니다. 분명히 외부적인 압박은 없어졌는데 스트레스가 사라지지 않고 남아 버린 것이죠. 계속해서 누적되면, 어느 한 곳이 고장이 날 정도의 크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갑자기 ‘툭’ 하고 부러지기도 합니다.

스트레스가 하나도 안 쌓이게 하거나, 지난 글에서 말씀드린 ‘항복점’ 보다 낮은 스트레스만 받는다면, 남아 있을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사회생활입니다. 이렇게 쌓여버린 스트레스를 풀어 버린 방법이 있을까요?


공학적으로는 제품에 쌓인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방법으로 ‘열처리‘라는 공정이 있습니다. 열처리 공정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 ‘풀림‘이라는 공정도 있습니다. 이름이 너무 와닿지 않습니까? 열을 가했다가 서서히 식히면서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는 그런 공정입니다. (열처리 전문가 분들에게는 죄송합니다. 너무 단순히 설명해서)


자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마음을 열처리 하는 것입니다. 이것 마치 몸의 피로가 누적되었을 때 사우나에서 몸을 회복시키는 것과 유사하게 느껴집니다. 마음의 사우나를 해야겠습니다.


마음의 사우나

사우나는 기본적으로 열을 가해주는 행위입니다. 마음에 열을 가해야겠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넘어서 마음이 뜨끈뜨끈 해지고 아주 뜨거워져야 합니다. 마음이 뜨겁다? 이런 표현을 언제 쓰는지 생각해 보면 힌트가 될 것 같습니다.

가슴이 터질듯한 감동, 눈물이 핑 고이는 그러다가 주르륵 떨어지는 감동, 심장이 마구 뛰어서 내 심장의 위치가 느껴질 정도의 감동, 그런 큰 감동 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감동을 받는 원인이야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살면서 이런 감동스러운 순간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때 우리의 마음은 뜨거워집니다.

인공지능이 그려준 너무 재미있는 삽화


중요한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뜨거워진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입니다. 열처리에서도 뜨겁게 달구긴 하는데 ‘급랭’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공정은 ‘담금질‘이라고 합니다. 흔히 대장간 등에서 칼을 만들 때 달궈진 철을 물에 담그면서 ‘치이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수증기가 ‘푸악’ 나오는 장면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공정은 잔류응력을 제거하기보다는 재료 자체를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이와 비교해서 ‘풀림‘공정은 천천히 식힙니다. ’ 서냉’이죠


서서히 식히다

아주 감동스러운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그 후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 감동을 천천히 식혀야 합니다. 저는 소의 되새김질을 떠올렸습니다. 되새김질을 반추라고 합니다. 심리학적으로도 이 반추라는 말이 쓰이죠. 하지만 ‘긍정적 반추‘여야 합니다. 이불킥으로 표현되는 자신의 실수, 상처, 부정적 모습을 다시 반복해서 떠올리는 것과는 구별을 해야겠습니다.

감동적이었던 순간들을 긍정적으로 반추하는 방법 중에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것으로 ‘일기 쓰기’를 추천드립니다. 그 순간을 다시 써내 보려면 기억이 되어야 합니다. 기억은 ’ 기록’을 전제로 합니다. 기록하지 않은 것들은 너무 쉽게 휘발되어 버립니다. 특히 우리의 절망스러운 순간들은 쉽게 잊히지 않지만, 감사한 일들, 감동받은 일들, 자랑스러운 것들, 사랑스러운 기억들은 유통기한이 아쉽게도 짧습니다. 기록을 통해서 유통기한을 늘려야 합니다.

기록된 감동의 순간들은 언제든지 다시 꺼내어 재생이 가능합니다. 나의 머릿속에서 그날의 상황, 감정, 심박수가 다시 재생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종종 꺼내어서 감사하는 삶을 사는 것은 받은 감동을 서냉 시키는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풀지 못한 스트레스는 ‘풀림‘이 됩니다.


감동의 순간


하지만, 스트레스받고 풀고 받고 풀고 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계속 반복된다면, 주기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는 좀 더 위험한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 반복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를 다루겠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Residual_st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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