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들 관계부터 파악" 철수 쌤의 거짓말 아닌 거짓말

[015] 개념의 본질

by SCS

정치의 본질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렌트에 따르면 정치는 사적인 것이 아닌, 공적인 것에서부터 출발하고 공적인 것을 추구한다. 그렇다면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은 어떤 점에서 구별되는가? 아렌트가 이것과 관련하여 제기하는 핵심 문제는 바로 행위의 가능성이다. 아렌트는 인간의 활동으로 ‘노동’, ‘작업’, ‘행위’를 제시하고 이 세 가지 활동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인간의 실존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한다. <중략>

그녀는 행위가 노동, 작업과 달리 혼자서는 할 수 없기에 오직 행위만이 타인의 지속적인 현존을 전제 조건으로 삼는다고 밝힌다. 그리고 노동과 작업을 사적인 것으로, 행위를 공적인 것으로 구분하고 행위가 이루어지는 곳을 공적 영역으로 규정한다. <중략>

행동은 행위가 일어났던 공적인 공간에서 사람들이 오로지 사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 이런 의미에서 사회에서의 행동은 결코 행위가 될 수 없다.


[이것만은 … ]

*본디부터 가지고 있는 사물 자체의 성질이나 모습. 사물이나 현상을 성립시키는 근본적인 성질. ( )

*개인에 관계된 것. ( )

*국가나 사회에 관계되는 것. ( )

*실제로 존재함. 또는 그런 존재. ( )

*다른 사람. ( )

*현재 살아 있음. 현재에 있음. ( )

*어떠한 사물이나 현상을 이루기 위하여 먼저 내세우는 것. ( )

*어떤 일을 이루게 하거나 이루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갖추어야 할 상태나 요소. ( )

*내용이나 성격, 의미 따위를 밝혀 정하다. ( )



정치의 본질… 정치는 사적인 것이 아닌, 공적인 것에서부터 출발하고 공적인 것을 추구

이번에도 정의를 정의한 일부를 또 다시 불러 와 보자.


종차(種差)를 들어 그 개념과 등위(等位)의 개념에서 구별하는 일


철수 쌤이 이번에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종차’를 정확히 파악하라는 것이다. 지문 읽기의 최종 목표는 개념의 종차를 알아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종차를 알아내지 못하면 풀 수 없는 문제가 거의 대부분이다. 이전에 종차를 정확하게 알려고 하지 말고 개념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 신경 쓰라 했다. 그런데 철수 쌤은 여기에서 그와 반대로 종차를 알아 내야 한다고 한다. 철수 쌤은 앞에서 학생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다만 학생들이 양해해 줬으면 하는 것은, 그 거짓말이 글 읽기를 포기하지 않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선의의 거짓말로 생각해 달라는 것이다.

지문에 나온 ‘본질(本質)’이 바로 종차이다. 학생들은 종차라는 말보다 본질이라는 말을 더 많이 들었을 것이다. 앞에서 남다른 특성[종차]과 특성을 구별하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본질은 특성과 다른 말이다. 즉 개념이 갖고 있는 남다른 특성이 본질인 것이다. 예컨대 ‘인간’이 갖고 있는 ‘두 발이 달림’ ‘날개가 없음’ ‘털이 없음’ 등의 특성은 본질이 아니고, ‘생각함’이라는 특성이 인간의 본질이다. 그래서 인간을 정의할 때 그 본질을 종차로 활용해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라고 하는 것이다.

지문에서 ‘정치의 본질’을 ‘공적인 것에서부터 출발하고 공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정치는 어떤 뜻인가? 사전에 다음과 같이 그 의미를 풀이하고 있다.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


그런데 지문에서 말하는 ‘정치의 본질’을 고려할 때, ‘아렌트가 생각하는 정치’라는 개념은 다음과 같다.



사전의 의미와 뭔가 다른 것 같은 아렌트의 정치 개념에서 종차, 즉 본질을 알아내는 것이 이 지문 읽기의 최종 목표이다.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은 어떤 점에서 구별되는가? 아렌트가 … 제기하는 핵심 문제는 … 행위의 가능성… 행위가 이루어지는 곳을 공적 영역으로 규정

앞에서 철수 쌤은 개념은 개념으로 정의된다고 하였다. 역시 이 지문에서도 ‘정치’라는 개념을 ‘공적(公的)’이라는 말로 정의하고 있다. 그것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나 사회에 관계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렌트는 ‘공적’을 사전적 의미로 쓰지 않고, 자기만의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것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말이 있는데,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은 어떤 점에서 구별되는가?’라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이 말에서 철수 쌤은

“음, 공적과 사적을 등위 관계로 보고, 그들 사이의 차이점을 통해 공적의 본질을 말하려 하는구만.”

하고 생각한다.

차이점을 밝히는 대조는 본질을 파악하는 방법이라 하지 않았는가? 지문에 의하면 ‘공적’인 것의 본질은 ‘행위의 가능성’이다. ‘규정’은 내용이나 성격, 의미 따위, 즉 본질을 밝혀 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고려하면 ‘행위가 이루어지는 곳을 공적 영역으로 규정한다’는 문장은 ‘공적’인 것의 본질이 ‘행위’임을 말한 것이다. 이 본질 또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알고 있는 ‘공적’의 의미가 아니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그런데 본질은 어떤 대상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인간이냐 아니냐 하는 판단 기준은 ‘생각함’이라는 종차, 즉 본질이듯이, 정치이냐 아니냐의 판단 기준은 공적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고, 공적이냐 아니냐의 판단 기준은 행위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철수 쌤은 본질에 관한 내용을 읽으면 아래의 판정도를 머릿속에 그려가며 읽는 것을 좋아 한다.


개념의 본질(종차)은 판단 기준이 되므로, 판정도를 그려가며 개념을 이해하자.


본질을 생각하며 판정도를 머릿속에 그리는 것은 국어 능력의 하나임을 명심해야 한다.

…으로 …를 제시…가 …과 달리 …을 …으로, …를 …으로 구분…은 …가 될 수 없다.

상하 관계, 등위 관계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국어 능력이라 했다. ‘A(으)로 B, C, D를 제시하다’와 같은 문장은 A의 종류 또는 구성 요소로 B, C, D가 있다는 뜻이다. 이때 A를 상위 개념이라 하고, 서로 등위 개념인 B, C, D를 하위 개념이라 한다.

지문에서 ‘인간의 활동’, ‘노동’, ‘작업’, ‘행위’ 등은 등위 관계와 상하 관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앞에서 개념 정의는 그 개념이 어떤 종류에 속하는지를 밝히는 것이라 했다. 따라서 이 문장은 ‘노동’, ‘작업’, ‘행위’라는 개념의 정의를 이해하는 데 단서가 된다. 즉 그것들이 등위의 개념으로서, ‘인간 활동’이라는 개념의 종류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철수 쌤은 아래와 같이 개념들을 계층 구조나 벤다이어그램으로 이해한다.


‘A(으)로 B, C, D를 제시하다’는 A의 종류 또는 구성 요소로 B, C, D가 있다는 뜻이다. 이때 A를 상위 개념, 등위 개념인 B, C, D를 하위 개념이라 한다.


개념이 갖고 있는 남다른 특징[種差, 종차]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방법 중에 가장 좋은 방법은 대조라고 했다. ‘A는 B와 달리’, ‘A로, B로 구분하다’, ‘A는 B가 아니다’라는 문장은 A와 B의 차이점을 밝히며 종차, 즉 본질을 밝히는 것을 보여준다.

지문에 ‘행위가 노동, 작업과 달리’, ‘노동과 작업을 …으로, 행위를 …으로 구분’이라고 했는데, 이는 ‘행위’의 남다른 특징을 말하려는 것임을 보여준다. 그 특징은 ‘타인의 지속적인 현존을 전제 조건으로 삼는다’는 것과 ‘공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행동은 … 행위가 될 수 없다.’고 했는데, 이 또한 ‘행위’의 남다른 특징을 말하려는 것이다. 지문에 ‘행동은 … 공적인 공간에서 … 사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고 했는데, 이를 고려하면 ‘행위’는 ‘공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남다른 특징은 판단 기준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철수 쌤은 개념들의 차이점을 밝히는, 즉 대조하는 내용을 보면 아래의 판정도와 같은 것을 머릿속에 그리며 이해한다.


‘A는 B와 달리’, ‘A로, B로 구분하다’, ‘A는 B가 아니다’라는 문장은 A와 B의 차이점을 밝히며 종차, 즉 본질을 말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철수 쌤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최종 목표인 종차(본질)을 알기 위해서는 다른 것과 차이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인데, 그럴려면 상하 관계, 등위 관계를 파악하는 것을 먼저 해야 한다. 따라서 개념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은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니, 철수 쌤이 개념을 정확하게 알려 하지 말고 관계 파악에 힘써라는 것이 잘못된 말은 아닌 것이다. 여러 국어 능력을 동시에 발휘하는 사람이 글 읽기를 잘하는 것이다. 그러나 글 읽기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국어 능력을 순차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먼저 권한다. 한꺼번에 먹다 체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인간의 활동…이 … 인간의 실존을 가능하게 … 혼자서는 할 수 없기에 … 타인의 지속적인 현존을 전제 조건으로 삼는다

개념들을 인과 관계를 고려하여 읽어야 할 때가 있는데, 이 또한 중요한 국어 능력이다. ‘A가 B를 가능하게 하다’와 같은 문장은 A가 B의 방법이거나 원인(A→B)이 된다. ‘실존(實存)’은 현실적으로 존재함을 뜻한다. 따라서 위 내용은 ‘인간의 활동 때문에 인간은 현실에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인간의 활동 → 인간의 실존’과 같이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했다. 이 말은 인간은 사회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계속 존재할 수 있다는 말로 바꿀 수 있다. 아렌트는 사회를 노동, 작업, 행위 등의 인간 활동으로 구체화하여 말한 것이라 할 수 있다.

‘A기에 B’라고 하면 ‘A 때문에 B’라고 이해할 수 있다. ‘A를 전제 조건으로 삼는다’는 ‘A를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지문의 ‘혼자서는 할 수 없기에 … 타인의 지속적인 현존을 전제 조건으로 삼는다’는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에 타인의 지속적인 현존을 전제 조건으로 삼는다’라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으며, 나아가 ‘타인의 지속적인 현존을 필요로 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타인이 언제나 있어야 한다’로 풀이할 수 있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잘 쓰지 않지만 고등학교 수준에서 알아야 할 한자가 있다.

어려운 한자어가 사용됐는데, 고등학생이면 알아 둬야 할 한자어가 있다. 이 지문 속의 한자어들이 바로 그 사례들이다.

[이것만은 … ]의 정답

본질(本質), 사적(私的), 공적(公的), 실존(實存), 타인(他人), 현존(現存), 전제(前提), 조건(條件), 규정(規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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