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로 뭐가 있죠?” 꼭 질문하고 지문에 넣는다.

[018] 추상적 진술과 구체적 사례

by SCS

이중차분법은 시행집단에서 일어난 변화에서 비교집단에서 일어난 변화를 뺀 값을 사건의 효과라고 평가하는 방법이다.(중략)

같은 수원을 사용하던 두 회사 중 한 회사만 수원을 바꿨는데 주민들은 자신의 수원을 몰랐다. 스노는 수원이 바뀐 주민들과 바뀌지 않은 주민들의 수원 교체 전후 콜레라로 인한 사망률의 변화들을 비교함으로써 콜레라가 공기가 아닌 물을 통해 전염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시행집단: 실제로는 사건을 경험한 표본들로 구성된 집단

*비교집단: 사건을 경험하지 않은 표본들로 구성된 집단


[이것만은 … ]

*실지로 행함. ( )

*둘 이상의 사물을 견주어 서로 간의 유사점, 차이점, 일반 법칙 따위를 고찰하는 일. ( )

*물이 흘러나오는 근원. ( )

*병이 남에게 옮음. ( )


시행집단에서 일어난 변화… 비교집단에서 일어난 변화… 사건의 효과… 수원이 바뀐 주민들과 바뀌지 않은 주민들의 수원 교체 전후 콜레라로 인한 사망률의 변화들을 비교

“이 사례로 뭐가 있나요?”

지문을 만들다 보면 선생님들에게서 반드시 나오는 질문이다. 지문에서 다루는 추상적인 개념이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문을 만드는 선생님에게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달라는 것이다. 물론 그 사례가 대부분 지문 속에 들어간다. 따라서 사례를 들고 이해하는 국어 능력은 글 읽기에서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지문에서도 ‘이중차분법’이 ‘시행집단에서 일어난 변화에서 비교집단에서 일어난 변화를 뺀 값을 사건의 효과라고 평가하는 방법’이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그 내용이 매우 추상적이다. 그래서 친절하게도 국어 선생님들은 사례를 들어 이해를 돕고 있는데, 그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추상적 진술과 구체적 사례를 세분하여 이해하는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시행집단’과 ‘비교집단’이라는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수원이 바뀐 주민들’과 ‘수원이 바뀌지 않은 주민들’을 사례로 들었다. ‘변화’의 사례로 ‘사망률의 변화’를, ‘사건’의 사례로 ‘수원의 교체’를 들었다. ‘효과’란 ‘시행집단의 변화-비교집단의 변화’이므로, ‘사망률의 변화들 비교(에 따른 차이)’라는 사례로 설명되었다.

많은 학생들이 사례를 들어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하소연한다. 평소에 철수 쌤은 아예 위와 같은 벤다어그램을 먼저 그려 놓고 상하 관계가 명확해지면 그때서야 지문을 만들었다. 왜냐하면 조금이라도 그 관계가 잘못돼 개념에 대한 오해를 야기함으로써 문제 오류 시비에 휘말리느니 차라리 이 정도의 수고는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학생들도 지문을 읽으며 위와 같이 해야 하지 않을까?

훈련은 안 하고 하소연만 한다면 국어 능력은 길러지지 않는다.


[이것만은 … ]의 정답

시행(施行), 비교(比較), 수원(水源), 전염(傳染)



만약 교차에서 표지, 즉 대상의 변화된 물리적 속성이 도입되면 이후의 모든 지점에서 그 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과정이 인과적 과정이다.

가령 바나나가 a 지점에서 b 지점까지 이동하는 과정을 과정 1이라고 하자. a와 b의 중간 지점에서 바나나를 한 입 베어 내는 과정 2가 과정 1과 교차했다. 이 교차로 표지가 과정 1에 도입되었고 이 표지는 b까지 전달될 수 있다. 즉, 바나나는 베어 낸 만큼이 없어진 채로 줄곧 b까지 이동할 수 있다. 따라서 과정 1은 인과적 과정이다. 바나나가 이동한 것이 바나나가 b에 위치한 결과의 원인인 것이다. 한편, 바나나의 그림자가 스크린에 생긴다고 하자. 바나나의 그림자가 스크린상의 a′지점에서 b′지점까지 움직이는 과정을 과정 3이라 하자. 과정 1과 과정 2의 교차 이후 스크린상의 그림자 역시 변한다. 그런데 a′과 b′사이의 스크린 표면의 한 지점에 울퉁불퉁한 스티로폼이 부착되는 과정 4가 과정 3과 교차했다고 하자. 그림자가 그 지점과 겹치면서 일그러짐이라는 표지가 과정 3에 도입되지만, 그 지점을 지나가면 그림자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고 스티로폼은 그대로이다. 이처럼 과정 3은 다른 과정과의 교차로 도입된 표지를 전달할 수 없다.

과정 이론은 규범이나 마음과 같은, 물리적 세계 바깥의 측면을 해명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닌다. 예컨대 내가 사회 규범을 어긴 것과 내가 벌을 받아야 하는 것 사이에는 인과 관계가 있지만 과정 이론은 이를 잘 다루지 못한다.


[이것만은 … ]

*서로 엇갈리거나 마주침. ( )

*표시나 특징으로 어떤 사물을 다른 것과 구별하게 함. 또는 그 표시나 특징. ( )

*물질의 원리에 기초한 것. ( )

*떨어지지 아니하게 붙음. 또는 그렇게 붙이거나 닮. ( )

*기술, 방법, 물자 따위를 끌어 들임. ( )

*까닭이나 내용을 풀어서 밝힘. ( )


교차에서 표지…이 도입되면 이후의 모든 지점에서 그 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과정이 인과적 과정이다. … 가령

지문에서 ‘두 과정이 교차⋯에서 표지, 즉 대상의 변화된 물리적 속성이 도입되면 이후의 모든 지점에서 그 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과정이 인과적 과정’이라고 했는데, 철수 쌤은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무슨 말인지 알았을까? 몰랐다. 매우 추상적인 진술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철수 쌤은 전혀 부끄럽지 않다. 그 내용은 과학 철학에서 다루는 것인데, 과학 또는 철학 교사가 아닌 국어 교사가 어찌 알 수 있겠는가? 그러나 철수 쌤에게는 국어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을 이해하는 데 자신이 있다. 이 내용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것은 구체화와 추상화 능력이다.

지문의 ‘가령’이라는 말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사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선 ‘두 과정이 교차’하는 것의 사례로 무엇을 들었는지 알아 보자. 지문에서는 ‘과정 1’과 ‘과정 2’의 교차, ‘과정 3’과 ‘과정 4의 교차’를 사례로 들었다. 다음으로 ‘대상의 변화된 물리적 속성’, 즉 ‘표지’의 사례를 찾아 보자. 그것은 ‘과정 1’과 ‘과정 2’가 교차한 이후의 ‘베어 낸 만큼이 없어진’ 것과, ‘과정 3’과 ‘과정 4’가 교차한 이후의 ‘일그러짐’이다. 그럼 ‘이후의 모든 지점에서 그 표지를 전달’하는 것의 사례는 무엇일까? ‘과정 1’과 ‘과정 2’가 교차한 이후의 ‘(바나나가 베어낸 부분이) 없어진 채로 줄곧 b까지 이동’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과정 3’과 ‘과정 4’가 교차했을 때는 그 사례가 없다는 것이다. ‘그림자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고 스티로폼은 그대로이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일그러짐’이라는 표지가 전달되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를 철수 쌤은 다음의 벤다이어그램을 생각하며 이해하는 것을 즐겨 한다.


‘표지의 전달’에서 ‘일그러진 채로 b′까지 이동’과 같은 사례가 없으므로 과정 3은 인과적 과정이 아님을 파악해야 한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표지의 전달’에서 ‘일그러진 채로 b′까지 이동’과 같은 사례가 없으므로 과정 3은 인과적 과정이 아니다. 그에 반해 ‘표지의 전달’에 ‘베어 낸 만큼이 없어진 채로 b까지 이동’이 사례로 있으므로, 과정 1은 인과적 과정에 속한다.

물리적 속성… 규범이나 마음과 같은, 물리적 세계 바깥… 예컨대 … 사회 규범을 어긴 것과 … 벌을 받아야 하는 것

‘물리적’이라는 것은 물질의 원리에 기초한 것을 말한다. 물질은 자연계의 구성 요소로서 자연 현상을 일으키는 실체이고, 공간의 일부를 차지하며 질량을 갖는다. ‘물리적 … 바깥’은 ‘물리적’이지 않은 것으로, 비물질적인 것을 말한다. 그 사례가 지문에 언급되었다. ‘A와/과 같은 B’에서 A는 B의 사례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물리적 세계 바깥’의 사례는 ‘규범’, ‘마음’인 것이다. 그런데 ‘규범’. ‘마음’ 또한 추상적이어서 국어 선생님들은 설명의 필요성을 느낀 것 같다. 그래서 ‘예컨대’라고 하면서 사례로 ‘사회 규범을 어긴 것’과 ‘벌을 받’는 것을 들어 설명을 추가하고 있다. 이 또한 아래의 벤다이어그램을 머릿속에 생각하면서 이해하면 좋다.


'A'와 'A의 바깥'은 'A인 것과 A가 아닌 것'을 뜻한다.


인과적 과정

원인과 결과, 즉 인과(因果)가 뭐 그리 대단하기에 이리 어려운 말로 설명하는 것일까? 15세기 이전에 세계를 이해하는 방법은 신화와 종교였다. 호랑이에게 쫓긴 오누이가 하늘로 올라가 해와 달이 되었다는 것과, 하느님이 빛이 있으라 했기에 해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신화와 종교에 입각해 세상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후 우리는 해가 핵융합에 의해서, 달은 햇빛이 반사되어 빛을 발한다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연 속에 일어난 일들, 즉 물리적 속성(세계)만으로 원인과 결과를 짝지어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사고법을 과학이라 한다. 따라서 인과가 무엇이고, 그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를 검토하지 않으면 과학은 믿을 수 없는 것이 되고 만다.

이런 주제는 일상생활과 거리가 먼 것이어서 그것을 설명하는 글들은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나 철학적 배경을 생각하며 읽어야 할 글이 있음을 알아야 글 읽기 능력이 향상됨을 명심하자.

지문은 당장 필요 없을 것 같고, 별 실리도 없을 것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만은 … ]의 정답

교차(交叉), 표지(標識), 물리적(物理的), 부착(付着), 도입(導入), 해명(解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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