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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teBloomer Apr 24. 2019

창조론? 진화론?

합리적 사고

 교회를 다니고 있고 꽤 신실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있다면 창조론에 대한 것이다. 교회가 세상의 모든 진리를 설명했던 옛날 옛적에는 사람들이 아무런 의심 없이 기독교적 이론을 받아들였다. 영혼의 존재에 대해, 천동설에 대해, 창조론에 대해. 현재 세상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으면 웬만해서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의 기원도 합리적으로 설명을 하려 시도했고, 진화론이 탄생한다.

 나 또한 합리적인 설명을 매우 중요시하고 납득되지 않으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동시에 하나님도 믿는다. 하나님이 이 땅을 창조했다고 믿고 사람도 하나님의 손에서 창조되었다고 믿는다. 근거는 없다. 하지만 내가 만난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그분의 말씀이 진리라고 믿기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믿을 수는 있다.

 믿음이 그리 강하지 않았을 때, 이 부분이 나의 발목을 많이 붙잡았다. ‘하나님이 계신 것 같지만 홍해를 가른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죽은 사람을 살린 부분은? 귀신의 존재는? 빅뱅이론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우주가 지어졌다는 성경의 말씀은?’ 때로는 '내가 가진 게 없어서 하나님이라도 있어서 나를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나님을 믿는 것이 부끄러울 때도 많았다. 그러나 하나님은 합리적인 설명보다 그분의 살아계심을 더 많이 보이셔서 나로 하여금 믿음을 지킬 수 있게 하셨다.

 한 동안 의심과 싸웠다. 그러던 어느 날, 작은 깨달음 하나가 나에게 찾아왔다. 절대적 진리를 선포하는 교회조차 교파마다, 교회마다, 심지어 목사님 마다 조금씩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을 알게 됐다. 아니, 절대적 진리라면 모두가 같은 것을 가르쳐야 하지 않나? 누구는 1+1이 2인데 누구는 1이라고 말한다면 진리가 아닌 것이다. 그때부터 옳고 그름 이전에 무엇이 진리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됐다.
긴 시간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부족하고 오류가 많은 사람이 절대적 진리를 모두 풀어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성령의 감동으로 말씀을 풀어낸다고 하지만 작은 오류를 범할 수는 있다고 믿는다. 만약 사람을 완벽하게 만드신 이후에 하나님이 사용하셨다면 성경의 내용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다윗이 바세바를 강간하지 않아야 했고, 베드로가 예수님을 배신하지 않아야 했다. 하나님의 일이라도 사람의 실수를 허락하시는 것 같다.

 그러면 옳고 그름의 문제 또한 어느 정도 해결이 된다. 창조론이 맞나, 진화론이 맞나 하는 질문 이전에 과연 지금 우리가 이해하는 창조론이 바르게 해석한 것인지 먼저 따질 필요가 있다. 하나님은 성경 외에 더 이상 우리에게 다른 것을 계시해주지 않으신다고 한다. 우리가 태초를 짐작할 수 있는 것은 단지 ‘무엇이 있으라’ 하는 하나님의 말씀밖에 없다. 만약 하나님이 모든 것을 말해주시지 않았다면? 부족한 단서들이 채워진다면 우리는 창조론을 다르게 해석할지 모른다.

 나는 세상이 하나님의 진리로 모든 것이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피조물인 우리가 모든 것을 이해할 능력이 없을 뿐이다. 하나님은 실재하시고 그분의 질서대로 세상을 운영하신다. 결국에는 합리적으로 해석을 할 날이 올 지 모른다. 답은 하나님만 아시고 우리는 죽을 때까지 모를 것이다.

 성경을 해석하는데 조차 오류가 많을 수 있는데, 그런 근거를 가지고 합리적으로 남을 설득할 수 있을까. 성경에서도 남과 성경을 가지고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말라고 하셨다. 많은 부분을 해석할 수 있겠지만 해석할 수 없는 부분도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하나님을 만나는 것은 논리가 아니라 경험을 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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