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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teBloomer Dec 01. 2019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건강상식 7가지

한 줄 평: 유전도 아니요, 운동도 아니요. 정답은 먹는 것에 있다.

 사람은 대부분 장수를 꿈꾼다. 하지만 골골대며 100살까지 사는 것은 어쩌면 고통의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것일지 모른다. 그래서 '짧게 살더라도 건강하게 살기’로 목표를 변경한다. 그런데 그게 또 말처럼 쉬운가. 현대의학은 사람의 헛된 희망을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는다. 의학의 발달로 인해 빨리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다. 수술이나 약물 치료로 수명을 늘리는 기술이 매우 좋아졌기 때문이다. 수명이 다한 몸을 억지로 깨워 근근이 유지시키는 느낌이다. 그래서 과거보다 오래 살기는 하지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나이가 들면 으레 몸이 한두 군데 망가지기 마련이고 병이 잦고 활동성도 떨어진다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이 믿음이 사실이 아니라면? 점점 건강해지며 오래도록 아픈 곳 없이 삶을 즐기며 사는 게 가능하다면?


 결론부터 얘기하면 우리의 장 속에 사는 유익균에게 먹이를 줘서 힘을 기르고 장속 유해균이 좋아하는 먹이를 차단해서 건강한 장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의 장은 우리 신체 면역의 70%에 해당하는 세포와 박테리아가 모여 산다. 장이 무너지면 면역계의 70%가 무너지는 것이고, 장을 건강히 살리면 몸 전체를 튼튼하게 지킬 수 있다는 말이다. 


장 속 친구들에게 원하는 것을 주면 그들도 은혜를 갚는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p.15)


 이 책은 어찌 보면 ‘장내 미생물 만능론’을 펼치는 것 같다. 걸핏하면 장내 미생물이 건강하지 않아서 그렇다느니 하는 말을 한다. 모든 문제는 장내 미생물에서 비롯된 것이라 말한다. 얼핏 들으면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다. 기존의 의학 상식은 어떤 부위가 아프면 그 부위에 잘못이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심장에 문제가 있어도 ‘장내 미생물’, 피부에 문제가 생겨도 ‘장내 미생물’, 관절에 문제가 생겨도 ‘장내 미생물’. 온통 장내 미생물 타령이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가 잘못된 의학 상식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 또한 무시 못한다. 작은 미생물 군집의 영향이 그렇게 크다면, 장내 미생물만 잘 챙겨도 우리 몸의 웬만한 문제는 해결되는 것이다. 이 얼마나 효율적인 방법인가! 저자는 매우 합리적인 논리와 탄탄한 근거, 그리고 어려운 의학지식을 쉽게 풀어써준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아마 당신도 견과류와 올리브유를 찾고 있을 것이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옥같은 지식으로 차있다. 어떤 것은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고, 어떤 것은 바로 적용하기는 힘들지만 알고만 있어도 예전보다 건강해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중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기존에 알고 있던 장수와 건강에 대한 정보에 틀린 것이 많다는 것이었다. 

지금부터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강상식 7가지에 대해 요약해보겠다.


1. 곡물은 몸에 좋다.

흰쌀밥, 밀가루가 몸에 안 좋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흰쌀과 흰 밀가루의 대안으로 현미나 통밀을 찾는데, 이것도 잘못된 상식이다. 곡물에는 ‘렉틴’이라는 성분이 필수적으로 들어있는데, 이 렉틴은 우리 장에 구멍을 뚫는 주범이다. 장에 구멍이 나는 게 왜 문제일까(응? 당연히…?). 장에 구멍이 나면 나쁜 세균, 박테리아들이 그 구멍을 타고 우리 뇌를 포함해 온 몸으로 이동한다. 그러면 면역계는 그 나쁜 세균을 잡기 위해 공격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염증이 생겨난다. 우리가 렉틴을 포함한 식단을 꾸준히 먹으면 만성 염증이 생겨 우리 몸에 악영향을 끼친다. 


2. 동물 단백질은 필수 영양소다.

우리는 보통 ‘단백질’하면 좋은 영양소고 ‘지방’은 나쁜 영양소라고 인식한다. 근육이 많고 지방이 적으면 좋을 것이라는 인식 때문인 것 같다. 물론 단백질은 우리 몸의 필수 영양소이다. 하지만 그건 지방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어떤 단백질을 먹느냐인데, 확실히 동물 단백질은 우리 몸에 좋지 않다. 동물 단백질이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은 복잡한 메커니즘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단순하게 말해서 동물 단백질을 먹으면 우리 몸이 계속 성장기에 있다고 생각해서 몸을 재생하지 않게 된다. 이는 세 번째 오해와 연결된다.


3. 성장 호르몬은 좋은 호르몬이다.

성장 호르몬이 나쁜 호르몬은 아니다. 분명 사람이 성장하는데 꼭 필요한 호르몬이다. 하지만 뭐든 넘치면 좋은 게 없다. 동물성 식품과 정제 곡물을 많이 먹으면 성장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된다. 이는 사춘기를 앞당겨 성조숙증에 걸릴 위험이 있다. 그리고 성장을 많이 하면 수명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리고 세포가 성장하기 좋은 환경은 암세포가 성장하기 좋다는 말도 된다. 


4. 신진대사율이 높아야 좋다.

헬스장에서 인바디(BMI) 검사를 해본 사람은 운동을 하고 근육이 늘수록 점점 기초대사량이 늘어나는 것을 보게 된다. '근육은 좋은 것이니까 기초대사량이 높은 것도 좋은 것이 아닐까?’ 착각이다. 대사율이 높다는 것은 효율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말이다. 동물 단백질을 섭취하면 노화가 빨리 오는 이유가 대사 작용이 일어나는 과정에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는 이유도 있다. 고기를 계속 많이 먹게 되면 신진대사가 느려질 기회가 없다.


5. 나이 들수록 철분을 많이 먹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몸속에 늘어난 철분은 오히려 노화를 앞당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철분이 노화를 일으키는 이유는 그것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철분은 헤모글로빈의 주성분으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산소를 많이 운반하면 그만큼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많이 생성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와 반대이다. 그리고 철분은 동물 단백질에 풍부하다. 


6. 포화 지방은 나쁘지 않다.

최근 팔레오 식단이나 케토제닉 다이어트가 유행하면서 포화 지방이 나쁘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에 밝혀진 자료에 따르면 동물성 지방 섭취와 심장 질환 간에 연관성이 분명히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식물성 지방은 심장질환과 확실히 관련이 없지만, 동물성 지방은 그렇지 않다. 동물성 지방은 바로 동물 단백질에 들어있다. 


7. 우유는 완전식품이라 몸에 좋다.

우유에는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필수 영양소 탄, 단, 지와 더불어 칼슘이 풍부해서 뼈에 좋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우유는 우리 몸에 독이다. 우리가 먹는 젖소의 우유에는 '카세인 A1’이라는 것이 들어있는데, 카세인 A1은 소화 과정 중 췌장에서 인슐린을 생성하는 세포에 붙어서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우유는 위장 장애를 일으키거나 렉틴 같은 외부 단백질에 대한 우리 몸의 주요 방어 기제 중 하나로 점액을 과잉 생성하게 한다. 게다가 가축의 사료에는 제초제 성분이 들어있어서 장 누수를 더욱 가속화한다.




 밥도 못 먹어, 고기도 못 먹어, 그럼 우리는 더 이상 두루치기 백반을 먹지 못하는 것인가? ‘아니 한국인에게 밥도 먹지 말고 고기도 먹지 말라는 것은 죽으라는 말과 같다. 고기와 밀가루를 안 먹으면 오래 살 수 있다지만, 그렇다면 오래 살 이유가 없다.’라고 항의할지 모르겠다. 아예 끊을 수는 없겠지만 아쉽게도 멀리할 필요는 있다. 그나마 우리 몸에 조금이나마 부담을 줄일 최소한의 방법은 ‘간헐적 단식’을 실행하는 것이다. 한 달 중에 5일간은 칼로리를 900kcal로 제한해 섭취한다. 칼로리 계산이 어렵다면 16시간 공복을 유지하면 된다. 저녁 6시에 마지막 식사를 했다면 다음날 낮 12시까지 아무런 음식도 먹지 않아야 한다. 


 간헐적 단식의 메커니즘은 ‘운동’이 주는 효능과 비슷하다. 우리 몸에 ‘적당한’ 스트레스를 부여해 세포가 더 강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미토콘드리아는 단식과 같은 좋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호르메시스’라는 과정을 통해 강한 세포는 남기고 약한 세포는 알아서 없앤다. 결국 강한 세포만 살아남아 몸이 점점 건강해지는 효과를 얻는다.


우리가 칼로리를 제한하고 점액질을 좋아하는 박테리아가 장 내벽을 먹어 없애면, 미세 융모 아래 있던 유익균들은 최전방에 병력을 보강해야 한다고 신호를 보내고, 결과적으로 줄기세포가 미세 융모를 더 풍성하게 자라도록 해서 창자벽을 다시 채운다. 요약하자면 단식은 우리 몸에 ‘나쁘기 때문에’ 좋은 것이다.(p.74)



 책을 끝까지 읽으면 먹지 말라는 건 왜 이렇게 많은지, 추천 음식들은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아티초크, 리크, 오크라, 히카마는 채소라는데, 솔직히 살면서 처음 들어봤다), 장내 미생물 얘기는 왜 이렇게 많이 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읽으면서 제일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던 부분은 확실히 ‘장내 미생물 만능론’이었다. 하나만 잡아도 웬만한 병을 다 개선할 수 있다는 게 약 파는 사기꾼 같기도 하고 의심의 눈초리로 읽었다.


 한편으로는, 아무도 모르는 세상의 단순한 진리를 깨달은 것 같기도 했다. 모든 문제는 장내 미생물로 귀결된다는 진리. 진리는 단순할지 몰라도, 건강하고 오래 살기 위해서는 단순한 노력이 아닌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뇌와 혀가 좋아하는 설탕과 고기를 피해야 한다. ‘기분이 저기압이라면 고기앞으로 가야 한다’는 명언과도 작별이다. 한국인 식탁의 필살기 기승전볶음밥과도 안녕이다. 맛있는 음식을 100% 끊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나쁜 음식을 점차 줄이고 장내 미생물이 좋아하는 음식을 점차 늘여 삶의 질을 점차 높이기는 가능하다. 삶에는 맛있는 음식 외에 의미 있고 나를 즐겁게 하는 것이 많이 있다. 하나를 포기하고 열을 잡는 전략, 바로 장내 유익균과 공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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