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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teBloomer Jan 19. 2020

파괴적 기술이 아니라 고객이 문제다

 파괴적 혁신이다, 기술로 인한 디스럽션이다 하는 말이 많다. 이런 말들은 최근 생겨나는 기업이 전통적인 기업을 몰아내고 시장을 교란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말이다. 자가용 소유나 택시 운전수들을 몰아내고 ‘우버’가, 기존 도소매 오프라인 마켓을 몰아내고 ‘아마존’이, 비디오 대여점을 몰아내고 ‘넷플릭스’가 등장한 것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혁신적 ‘기술’로 인하여 시장을 교란시키는 파괴적 혁신을 할 수가 있다고 평가받는다. 이것은 의심할 데 없이 명확해 보인다. 모두 독자적 기술을 가지고 전통 기업들을 물리쳤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기술’이 아닌 ‘디커플링’이라는 개념이 있었다. 우리는 기술에서 눈을 돌려 ‘고객’을 집중해야 한다.


전형적인 고객 가치 사슬(CVC, Customer Value Chain)은 ‘평가하기-선택하기-구매하기-소비하기’ 이렇게 이어지는 사슬 구조를 의미한다. 각 개별 단계는 순서에 맞게 이어지고 활동이 통째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파괴자들은 결합(Coupled)되어 있는 고객 가치 사슬을 ‘끊고’(De-) 거기서 가치를 창출해낸다. 나머지 비용이 많이 드는 유통, 재고관리 등은 기존 기업에 맡겨두는 것이 핵심이다.


파괴자들은 CVC의 단계들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의 일부를 깨트린 후’ 그다음에는 자기가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하나 또는 몇 개의 단계를 ‘훔쳐가는’ 방식으로 위협을 가한다는 점이다.(p.55)


 기술은 혼자 힘으로 시장을 파괴하지 않는다. 기술이나 경쟁자에 중점을 둔 전략이 아니라 ‘고객’을 중심에 둔 비즈니스 모델만이 디커플링이 이루어지는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의 짐 콜린스는 “기술은 추진과 성장의 가속 장치이지 절대 생성 장치가 아니다”라고 말하였다. 기억하자. 파괴의 주범은 기술이 아닌 고객이다.


 저자는 간단히 디커플링을 기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5단계 공식을 제시한다. 

1단계: 타깃 세그먼트의 고객 가치사슬을 파악한다.

유사한 욕구를 가진 특정 고객 그룹, 즉 타깃 세그먼트를 파악하고 그들이 전형적인 고객 가치사슬에서 벌이는 활동을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다.

2단계: 고객 가치사슬을 가치 유형별로 분류한다.

디커플러가 가치 창출 활동과 대가 부과 활동을 모두 가져올 수 있다면 수익성 있는 사업을 기대할 수 있다.

3단계: 고객 가치사슬 중 약한 부분을 찾는다.

미래의 디커플러라면 CVC의 중요 단계를 모두 고려한 후, 고객이 현재 단일 회사를 통해 수행하는 활동이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회사를 통해 수행할 수도 있는 활동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4단계: 약한 사슬을 분리한다.

성공적인 디커플러는 소비자가 각 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금전, 노력, 시간을 줄여준다. 총비용 면에서 고객이 기존 기업에 지불하는 비용보다 더 적은 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 것이다.

5단계: 경쟁 기업의 반응을 예측한다.

경쟁 관계에 있는 전통 기업에게서 활동을 분리하는 파괴자는 기존 기어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상한 후 선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치 잠식 활동, 가치를 확보 가치를 창출, 타깃 세그먼트 등 모르는 용어와 헷갈리는 개념들이 많아 책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책의 사례 외에 주변에서 디커플링 사례를 생각해내기가 힘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 독서 토론 모임에서 한 분에게 매우 간단한 디커플링 사례를 듣고 조금은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바로 '대학교 식단표 어플’이다. 식단표는 홈페이지에 항상 공개가 되어있지만 귀찮게 사이트를 방문해서 게시판에 들어가고 클릭클릭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그런 가치 잠식 활동을 분리해내 고객에게 작은 수고를 덜어내 제공해주는 것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디커플링의 사례이다. 


 스타트업, 경영서를 거의 볼 일이 없어서 책에 나오는 기본적인 개념들 조차 이해하기 버거웠다. 하지만 각 챕터마다 쏟아지는 보석 같은 사례들만 익혀도 충분히 가치를 하고 남을 책이라 생각한다. 만일 자신만의 아이템이나 기술을 가지고 돈을 벌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면 ‘디커플링’에 대해 공부하시길!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는 비즈니스 모델을 디자인하고 도움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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