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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 Apr 04. 2023

꽃과 차

정원 예쁜 찻집에서

‘꽃피는 계절인데 차 한잔 하실까요?’ 

이런 문자가 왔다. 보는 순간 설레고 마음이 훈훈해졌다. 그러고 보니 꽃과 차는 잘 어울리는 한쌍이다. 

‘차 한잔’ 중에는 ‘커피 한잔’도 포함되겠지만, 꽃과 어울리기에는 커피가 다소 부족한 느낌도 들었다. 


차는 무엇일까. 

전통적 의미의 차(茶)는 차나무 잎을 볶고 울이고 발효하고 달여 마시는 음료다. 찻잎의 색깔이 차에 배여나는 것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른다. 녹차는 녹색이고 홍차는 붉다. 황차는 노랗고 백차는 맑으며 흑차는 검다. 


차는 동양적이고 커피는 서양적이다. 차는 내면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주고, 커피는 외부와 소통하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모두 이미지이고 선입견이다. 마시기 따름이니 그렇다.

 

차를 마시는 태도에 대해서도 한-중-일의 관점이 달랐다. 한국은 다례(차례 茶禮), 중국은 다예(茶藝), 일본은 다도(茶道)라는 용어를 썼는데, 한국인은 차를 예의로, 중국인은 예술로, 일본인은 도(道)로 받아들인다는 설이다(다도란 용어는 일제강점기 때의 압박이 만든 용어라는 주장도 있다). 이 역시 이미지이고 선입견이 된 게 요즘 시대다. 차는 그저 마시는 음료, 때와 장소에 따라 쓰임새가 다르니  결국 마시는 사람이 결정할 일이다. 

그러니 꽃 피는 계절, 차 한잔을 어떻게 마시든 무슨 상관인가.


'요즘'이라는 기준은 현재의 시간대를 뜻하기도 하지만 경제수준대를 뜻하기도 한다. 동시대를 살아도 100년 전, 1000년 전의 생활방식을 유지하는 이들도 있으니 그렇다. 

경제수준과 비례해 음료의 관심사가 달라진다는 분석도 있다. 1인당 소득(GDP)이 5천 달러일 때는 커피, 1만 달러일 때는 와인, 2만 달러일 때는 차, 3만 달러일 때는 물에 관심을 갖는다는 설이다. 타당성이 있다. 건강이든, 환경이든 어느 정도 소득이 뒷받침되어야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차에 대한 관심이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 환경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그렇게 되었다. 여기에 부응해 차 관련 상품이 다양하게, 트렌디하게 출현하고 있다. 차 경제의 선순환 구조다.

      

꽃피는 봄날, 정원이 예쁜 찻집에서 차를 마셨다. 정원과 날씨가 예뻐서인가, 젊고 풋풋한 남녀들이 환한 표정으로 깨득거렸다. 꽃도 차도 사람들도 환했다. 이런 날도 있어야지, 하는 뜻을 차에 담아 마셨다. 건강하게 살아 있으니 좋다. 따뜻한 봄날이어서 또 좋다. 올해 꽃들은 유달리 풍성하고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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