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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포 매거진 Oct 19. 2020

야호, 월요일이다.

2020/10/19

"드디어 월요일이다. 운좋게도 첫째는 지난 금요일부터 매일 등교를 한다. 학교를 매일 간다는 것이 이렇게 기쁜 일이 되고 다른 학교 학부모들에게 부러움을 사게 될 줄이야. 주말동안 늘어진 긴장감을 최고치로 올리고 서둘러 애들을 차례대로 보냈다.

바이바이. 어서 가렴. 열심히 놀다 오렴.

난 이제 자유다.

비록 아침설거지와 청소는 남아 있지만..."


"불금엔 맥주 대신 그림책"이라는 카드뉴스를 포포포 인스타그램에 연재해 달라고 동희쌤을 조르기 전부터 나는 틈만 나면 '동희쌤이 계속 글을 쓰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귀에 따갑도록 전했다.


"야호! 월요일이다"라는 글로 계속 기록해 나가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날짜를 기록해 둔 셈이다. 시작은 늘 어렵다는 걸 잘 알기에 그림책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동희쌤의 이야기가 점점 더 쌓여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페이스메이커를 자청했다.


애 하나도 제대로 못 키워 매일 멘붕인 나는 아이 셋을 키우면서 매일 책을 읽어준다는 동희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어나더 레벨이라 감탄한다. 


책을 사려고 책을 만드는 책덕후는 책을 살 줄만 알지 매일 꾸준하게 읽어주는 건 반쯤은 포기한 상태였다.

목이 쉬어라 책을 읽어도 침대에서 길길이 날 뛰며 텐션이 치솟는 아이를 보면서 궁디팡팡으로 끝나는 밤이 부지기수였다. 


아이와 떨어져 서울에서 일하는 동안에는 바쁜 와중에도 아이가 너무 보고싶다. 아 이래서 '사무치게 그립다'라는 표현이 문학 작품에 많이 나왔구나 싶을 정도로. 그러나 아이와 종일 같이 있다보면 좋은 감정만 올라오지 않는다. 


틈만 나면 어떤 기발한 장난으로 엄마를 즐겁게 할까 라는 효자 아들을 키우고 있어서일까. 도저히 '딥빡'이나 '극대노' 같은 쎈 표현이 아니고서는 달리 대체할만한 용어를 찾지 못하는 현타의 순간들이 너무 자주 몰려온다. 


그런 의미에서 월요일 아침은 해방의 시간이기도 하다. 주말 내내 종일 수발 드느라 지친 엄마들이 그저 오전의 고요라는 짧은 평화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시간. 


물론 짧아서 더 달콤한 평화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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