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제 이름은 제가 정합니다.

부모님의 이야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첫번째

by poppy

당신의 이름은 부모님, 혹은 작명소, 혹은 일가 친적, 지인 등등 주변에 어떻게든 연결점이 있는 사람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일 테다.

나도 물론 친척어른이 지어주신 이름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름‘이였다.‘

20살이 되어서 개명을 했다. 물론 이름의 발음이나 어감은 좋았기 때문에 이름은 유지하고 한자를 바꿨다.

친척어른께는 죄송하지만 난 우리 집 가족에게도 내가 먼저 바꾸고 바꿨다고 통보를 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그렇게 내가 평생 불리게 될 이름의 뜻을 바꾸고 마음을 바꿔서 삶의 중심을 내 안으로 옮겨오는 일종의 의식을 치렀다.

그 후로 나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목차

1. 이름 그까짓 게 뭐라고

2. 내 삶의 방향성 정하기

3. 앞으로의 인생


1. 이름 그까짓 게 뭐라고

그렇다. 이름 그까짓 게 뭐라고. 이름을 아예바 꾼 것도 아니고 한자만 바꾼 게 뭐 그리 대단한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내게는 엄청난 큰일이었다.

큰 어른께서 지어주신 소중한 뜻의 이름을 내 멋대로 바꿔버리는 게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실 어렵지도 않았다.)

앞으로 평생 지금의 이름으로 불릴 것이라면 내 이름의 뜻은 내가 지어주고 싶었다.

강아지 이름도 내가 뜻을 지어줬는데, 정작 내 이름은 타인이 지어준 뜻에 의해서 불린다는 게 늦바람처럼 중2병 비슷한 게 걸린 내게는 아주 꼴불견이었다.

그래서 당장 네이버에 이름 개명하는 법을 검색하고 실행에 옮겼다.

바꾼 이름은 내가 직접 뜻을 지어줬다.

그 뜻을 대충 말하자면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다.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삶을 살자’라는 뜻이다.

핸드폰 번호도 내가 좋아하는 인물의 출생 연도로 조합해서 바꿨다. 그렇게 크고 작게나마 변화를 주니 조금은 숨통이 트였었다.

이름 몇 자로 평생 불리는 거라면 정말 굉장한 단어라고 생각한다. 평생을 그 단어에 반응해야 한다. 앞으로 남은 나의 삶은 내가 지어준 나만의 이름으로 불리면서 살고 싶었다.


2. 내 삶의 방향성 정하기

우리 집 가훈은 각자도생이다. 그냥 서로 피해 주지 않고, 각자 알아서 잘 먹고 잘 사는 것. 사회 초년생 때는 이런 가정환경이 조금은 서글펐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부모님 이야기를 하면 괜히 나도 모르게 위축되고 다른 주제로 피하게 되었는데 마음속 깊은 곳에는 질투심마저 꾸물거리면서 올라오기도 했다. 나는 뭐가 못나서 정상적인 가정에서 지내지 못하는 걸까. 어른 인척 하던 어린이는 정작 어른이 되어서는 어린이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부모님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외로움이 가끔 시린 바람이 불면 뼈가 시리듯이 몸이 움츠러들었다. 그런데 이름도 내 마음대로 개명한 마당에 내가 원했던 멋진 어른이 되어보자라는 생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생의 방향성을 움직일 수 있는 운전대는 내손에 있는 것을 남과 비교하는 삶을 살 때는 알 수 없었다. 지금은 비교하는 마음을 내려두고 인정하는 마음으로 변했다.

뭐든 빛과 그림자가 있듯이 나는 온전한 자유로움 속에서 개인으로서의 삶을 성장시키고 있다.


3. 앞으로의 인생

부모님의 그림자, 구구절절한 가정사, 이런저런 사건사고들이 내 과거였다면 난 그 과거를 바꿀 수 있을까?

정답은 바꿀 수 있다.라는 것.

정확하게 말하면 과거를 과정으로 만들고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걸 실패했다. 하지만 지금 다시 도전해서 과거의 실패했던 경험을 딛고 일어났다. 같은 것이다.

모든 것이 나의 스토리가 되고, 양분이 되어서 견고한 나를 만든다.

그 누구도 내가 겪었던 일들을 경험하지 못했고 이건 나만의 자산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풀어가는 과정에서도 나는 성장함을 느낀다.


부모님의 이혼이 나에게는 아픔과 고통에서 끝나지 않고 내가 새롭게 만드는 결과를 통해서 과정일 뿐인 것으로 만들어내고 싶다.

내가 아닌 사람들은 전부 남이다. 부모님 또한 예외는 아니다.


이제는 내가 지어준 나만의 이름으로 불리면서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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