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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ppy Mar 18. 2024

어바웃 드랍과 용기

어바웃 시리즈

어떤 사람마다 이를 악 물며 하기 싫어하는 행동이 있다. 

나의 경우는 '드랍'이었다.

대학생에게 드랍이란? 수강신청 기간 때 신청해 놓은 강의의 수강을 포기함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드랍을 언제나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마다 기준은 다르지만,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의 경우 드랍 기한을 여유있게 제공하기 때문에 중간고사를 보고 나서 드랍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간고사를 준비하기까지 들인 에너지를 생각해 보면... 드랍을 하기로 했으면 빠를 수록 좋을 것이다.





그래서 왜 그렇게 드랍을 하기 싫어하느냐?

나의 ‘악깡버’에 대한 고집과 자부심 아닌 자부심 때문이다.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에서 많은 뛰어난 친구들을 보며 때론 감탄을 또 때로는 좌절하는 순간이 존재했다.

천재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묵묵히 해내는 성실함 뿐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작년 1년 동안 생활을 하며 나의 자부심은 ‘단 하나의 과목도 드랍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사실 1학기 때는 드랍하고 싶은 과목이 없었기도 했지만… 2학기 때는 정말로 드랍하고 싶은 과목이 있었다. 수업을 듣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고 지쳤지만, 어떻게든 들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듣다 보니 결국 학기 말에는 나름 뿌듯했던 경험이 있다.

그랬기에 이번 학기도 절대 드랍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목표 하에 시작을 했는데

이론을 배우는 과목은 아니지만 나는 교양 체육 강의인 ‘호신술’ 첫 수업을 들은 후에 드랍을 결정했다.

변명을 하자면…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이렇게까지 기초체력단련을 많이 하는 수업인 줄도 몰랐고, 태권도 기반의 수업이라는 것도 잘 알지 못했다. 무엇보다 잘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운동을 하는 시간이 내게는 고역이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하고 수업을 듣는 것도 힘든데 같이 몸을 쓰고, 짝을 지어 그 어색한 몸놀림을 보여 주어야 하는 게 힘들었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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