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쓰담 Jul 05. 2022

결국 워크샵은 정해져 있었나

코로나가 한 풀 꺾인 건지 사람들의 경계심이 꺾인 건지 회식도 슬금슬금 시작되고 낮맥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보인다. 이미 한 차례 저녁 회식은 했고 이제는 워크샵 차례가 되었다. 대체 몇 년 만인지.


팀 회의에서 총무님이 워크샵 기안지를 선보였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이런 걸 만드냐며 얼마 전에 새로 오신 분께는 이런 분위기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셨다. 덕분에 모두들 한바탕 웃었다. 워크샵 재개 소식에 아무래도 총무님이 긴장을 했나 보다.



단톡방에서 일정을 투표했다. 기대했던 금요일은 아니었다. 7월이 시작되었고 리프레쉬 휴가나 개인 연차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로 정해졌냐고? 수요일! 어중간하고 예쁘다. 당일이니까 상관은 없지만 뭔가 색다르다. 워크샵 다녀온 기억은 한 번 밖에 없는데 그날 금요일이었던 것 같다. 야외로 나가서 고기를 구워 먹었었다. 하나 둘 버려지는 새우 머리를 보고는 맛있는데 왜 안 먹냐 한 마디 했던 분 앞에 새우 머리가 산처럼 쌓이는 일이 있었다ㅋㅋㅋㅋㅋ 이제는 다시없을 호시절의 워크샵 에피소드다.


볼링으로 정해졌다. 강화도와 고기가 뒤를 이었다. 북한산도 후보지에 있었는데 꼴찌였다. 다행이다. 산을 가 본 게 언제더라. 기억도 나지 않는다. 가볍게 즐기다 오고 싶었다. 산행하면서 벌게진 얼굴로 다닐 생각을 하니 싫었다. 정말 다행이다.



하루는 출근한 사람들끼리 모닝커피를 하러 갔다. 비가 오는 날이었다. 침 자리한 공간이 좋았다. 여기에 텐트 치고 워크숍 하면 되겠다는 농담으로 시작된 얘기가 날씨 걱정에 이어 조조 영화 얘기로 이어졌다. 그날에 개봉하는 영화도 있다며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했다.



투표로 정해진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자리에 있는 몇몇 사람들이 모였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아무래도 팀장님은 볼링을 싫어하는 것 같다 얘기도 있었다. 조조 얘기가 어쩌다 나왔나, 몇몇 분들이 의아해하면서도 궁금 듯하여 당시 자리에 있었어서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 개운하진 않았다. 여튼 다시 후보군을 정했다. 클라이밍이 추가됐다. 새로웠다. 양궁과 클레이사격도 물망에 올랐으나 날씨나 거리를 무시할 수 없 빠다. 이야기를 마치고 나서야 다소 시무룩했던 총무님의 표정이 아졌다.



아이가 아파서 휴가였던 날 단톡에 조조 시간이 캡처돼서 올라왔다. 부연 설명은 없었다. 결국은 이렇게 정해졌나 보다 했다. 총무님에게서 따로이 연락이 왔다. 잠시 고민하다가 그날에 개봉하는 <토르>로 했다. <탑건>과 6대 4 정도였는데 뒤늦게 시간을 보고 후회했다. 조금이라도 늦게하는 영화를 볼 걸 그랬다. 이미 늦었. 이렇게 하나 더 배워간다. 역시 회사 생활엔 끝이 다.



드디어 내일이다. 회사 근처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 착각해서 혼자 회사 근처를 배회다면 어땠을까 잠시 생각해봤다. 어쨌든 영화를 본다니 좋다. 올해 영화만 벌써 두 편째다. 아이들 덕분에 아직은 하기 힘든 문화생활은 여기서 다 하고 있다.


어떻게 올 거냐는 팀장님 물음에 아무 생각 없이 셔틀을 타고 올 거라고 했다. 셔틀 타는 사람들은 모여서 같이 이동하자는 팀장님 말에 번뜩했다. 하나는 모임 장소가 회사가 아님을 알게 되서였고 하나는 아침부터 팀장님과 동행을 해야 해서였다. 물론 팀장님 좋다. 사회생활이 어려워서 그렇다. 더욱이 셔틀파는 팀장님과 동년배 책임님 한 분도 포함이다. 아하하하, 신나는 워크샵 출발.


매거진의 이전글 그가 돌아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