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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Jul 31. 2022

루지 맛집을 찾았다

화담숲에 다녀온 뒤에 루지를 타러 갔다. 과연 한 번만 탄다고 할 것인가 두 번을 타겠다고 하려나 남편과 고민하다 2회권을 결제했다. 아이들과 사이좋게 리프트를 타러 갔다. 꽤나 걸어야 했는데 다다는 씩씩하게 걸었다. 리프트에서 떨어지면 어쩌나 내심 걱정되면서도 아이들에게 티는 내지 않았다. 물론 남편에게도 말이다. 살짝 무섭지만 이런 두려움을 즐긴다. 물론 놀이기구도 포함이다.


작다는 리프트가 무섭다고 했다. 엄마가 옆에서 지켜주겠다고 계속 말해줬다. 사실 작다의 신발이 떨어질까 그게 더 겁났다. 한 번은 신발을 벗기고 아빠 다리를 한 채로 타고 올라가게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 신발도 벗겨지면 어쩌나 싶어서 내내 발을 제법 들고 있었다. 물론 남편은 몰랐을 거다.


처음엔 작다랑 같이 탔고 두 번째는 크다와 탔다. 물론 두 번 모두 아이들의 선택이었다. 두 번째는 남편의 시나리오대로 크다와 내가 남편과 작다를 추월했고 도착은 남편과 작다가 먼저 했다. 추월한 경험이 무척이나 신났나 보다. 크다는 마랑 계속 타겠다 했다. 시나리오는 그야말로 성공적이었다. 짧은 시간에 그런 생각을 해 낸 남편이 대견했다.

날이 엄청 쨍하고 더웠는데 하늘은 무척 예뻤다. 사진으로 보면 날씨가 다했다. 직원분의 추천대로 두 번째 루지는 저녁 8시를 넘긴 뒤에 타러 갔다. 어두워지면서 켜진 불빛으로 루지 타는 길이 더욱 예뻤다. 다다도 밤에 탄 루지가 더 좋았다고 했다.


음 날에도 우리는 루지를 타러 갔다. 크다가 또 타고 싶다고 계속 얘기했다. 예정된 일정을 모두 마친 뒤에 루마감 시간 전에 서둘러 갔다. 한 번 탈 것인지 두 번 탈 것인지 매우 고민했다. 나오기 전부터 배가 아팠고 꾸역꾸역 참으며 나와서였다. 마감 시간이 다 되었으니 한 번만 타자며 남편이 크다를 설득했다. 아이 얼굴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마침 작다가 쉬가 마렵다길래 남편에게 부탁했다. 배는 계속 아프고 아이는 아쉬워하고 고민이 많이 됐다. 그래, 두 번 타자. 언제 또 올까 싶었고 아이가 이리도 원하는데 내가 아픈 게 대수인가 싶었다.


아픈 배를 부여잡고, 정확히는 명치 아래가 아파서 구부정하게 걸어 다녔다, 루지를 타러 올라가려고 리프트로 이동했다. 조금씩 나아지긴 했지만 루지 두 번을 탈 동안 통증이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다. 루지를 타다가 실려갈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어찌 보면 무척 미련했을지 몰라도 내 새끼를 위한 당연한 선택이었다.

퇴실하고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곤지암은 어땠는지 뭐가 재미있었는지 궁금했다. 다다는 당연한 듯 루지라고 말했다. 크다는 불빛이 반짝거리는 길을 루지 타고 한참 내려와서 좋다고 했다. 리프트 타는 건 무서웠지만 땅에서 달리는 기부니가 좋았다고 작다는 말했다. 엄마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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