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아침처럼 ABC에그를 하는 중이었다. 크다가 하고 난 뒤 작다 차례가 되었다. 정해진 시간이 다 됐다며 타이머가 울리자 크다는 칼같이 일어섰다.
"큰 케이! 작은 케이! 짜근 케이! 큰 케이!"
알파벳 대문자와 소문자를 구분하는 단계였다. 작다 옆에서 크다가 답을 알려준다. 작다도 언니가 얘기하는 대로 답을 채워나간다.
"크다야, 어떻게 하는지 알려줘야지" 했더니
"큰 케-이를- 눌-러어"라고 크다가 말했다.
(뭐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아니이, 크다야. 언제 K를 누르는지 k를 누르는지 작다에게 알려줘야 해"라고 말했더니 "지금은 큰 케이! 지금은 작은 케이!"라고 말했다.
아이는 단어 그대로 듣는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크다는 아주 정확하게 '어떻게'와 '언제'에 초점을 맞춰서 작다에게 설명했다. 우리 똑순이 크다한테 한 수 배웠다. 엄마가 우리말을 더 배워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