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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Jan 28. 2023

물리치료 가는 날은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 늦었나 보다. 입구에 놓인 베드자리가 없다. 물리치료실 안 쪽까지 어림잡아 베드만 스무 개는 되는데 대기 의자에도 네다섯 명은 앉아있다. 병원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생각보다 아픈 사람들이 다.


의자에 앉아 순서를 기다렸다. 물리치료를 마치고 가시는 할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할머니가 한참을 보셨다. 기분 탓이었나. 주변을 살펴보니 할머니들이 대부분이었다. 내 옆에 앉은 사람은 나보다 어려 보였는데 골절이 되었는지 깁스를 하고 있었다. 어디 부러진 것도 아닌데 젊은이가 물리치료를 받으려고 기다리니 이상하다고 생각하셨던 거려나.


드디어 호명이 되었다. 안내받은 베드에 누웠다. 병원에 누워서 천장을 보면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아서 좋다. 적막하지만 기계 소리 덕분에 마냥 적막하지만도 않고 이따금씩 필요에 의해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소리도 많지 않아서 좋다.


깨어 있는 동안 고요하게 적막하게 있을 수 있는 시간이나 상황이 생각보다 없다. 물론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하지만 때로는 고요하게 있고 싶다. 고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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