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는 매년 음악회를 한다. 작년까지는 아이가 하고 싶은 노래를 정해서 불렀다. 코로나로 직관은 하지 못했다. 어린이집에서 정성스레 편집해서 보내주신 동영상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긴장한 표정으로 각자 무대에 오른 아이들은 음악이 흘러나오자 세상 열심히 불렀다.
둘째의 선곡이 비행기였던 적이 있었다. 아이는 크게 부르려고 하면 톤이 높아지곤 했다. 음악회를 하는 날은 긴장을 했는지 평소보다 톤이 더 올라갔다. 고음이 동영상을 뚫고 나왔다. 비행기가 정말로 높이 날고 있는 느낌이었다. 노래를 마치고 인사까지 고음으로 마무리하는 아이를 보며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아이들은 화면으로 자기 모습을 보면서 무척이나 뿌듯해했다. 그저 기특하고 대견했다.
올해는 아이들이 집에서 노래 연습을 하지 않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올해 음악회는 노래에 맞춰 율동도 하고 모양 만들기도 하는 거였다. 어느 날은 크다가 노래를 부르는데 이무진의 신호등이었다. 집에서는 가요를 들려주지 않았어서 놀랬다. 어린이집에서 배웠다고 했다. 율동하면서 부르는 모습이 신기했다. 또 어느 날은 윤하의 혜성을 들려달라고 하기도 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두 곡 모두 음악회를 위해 연습 중인 노래였다. 즐겁게 부르는 모습이 무척이나 흐뭇해서 볼 때마다 불러달라고 했다. 몇 번은 신나게 불러주더니 그 뒤로는 불러주지 않았다.
"우리 알려주느라 고생하셨어요."
음악회가 끝나고 크다가 선생님께 말했다고 했다. 그러자 선생님이 "누가 이렇게 예쁜 말을 하니"하며 꼭 안아주셨다 했다. 아이가 매우 행복해 보였다.
며칠 뒤에 동영상이 키느노트(알림장)에 올라왔다. 군무여도 내 새끼는 한눈에 척척 들어왔다. 오늘도 무럭무럭 잘 자라주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