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는 늦지 않게 일어났다. 엄마 기침 소리에 깼지만 눈 떠보니 옆에 엄마가 있어서 좋은지 작다가 배시시 웃었다. 어제 엄마와 둘이 동네를 누볐던 산책 덕분에 피곤한 크다는 미동도 없다. 일어나자는 말에는 꿈쩍도 않는다. 장난을 치니 조금씩 꿈틀댄다. 그러다 "오늘 체험학습 가는 날인데?"라고 말하니 크다 눈이 번쩍 떠졌다.
그래, 기상까지는 아름다웠다.
세상 느긋하게 아침을 먹었다. 일어나서 한 일이라고는 유산균과 홍이장군을 먹은 것 말고는 없었다.매일 같은 상황인데도 아이들은 뭐가 그리 좋고 재미있는지 아이들은 먹으며 논다.말 그대로 먹으며 '논다'. 놀며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입은 하나인데 말도 해야 하고 먹기도 해야 한다. 멀티가 되지 않는 아이들은 먹는 것보다 얘기하며 놀기에 점점 집중한다. 그렇게 등원 준비를 마쳐야 하는 시간이 점점 다가왔다. 이제 채근할 시간이 된 것이다.
중간중간 계속 알려줬다. 준비할 시간이 이만큼 남았으니 먹는데 조금 더 집중해 보자고.그러니 엄마의 채근은 날벼락이 아니다. 그래, 그런 줄 알았다.
"이제 그만 먹고 세수하자."
이짝 화장실을 쓰던 크다는 작다에게 저짝 화장실로 가라고 했다. 그때부터 작다가 잉잉했다.저짝에 가서도 계속 잉잉하는 소리가 들렸다.
세수도 하고 이도 닦고 거실로 나온 작다는 결국 울음이 터졌다. 한참을 울다가 진정이 됐고 왜 울었는지 물어보니 작다가 말했다.
엄마가 나쁜 말 해써. 그만 먹으라고 해써.
준비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이제 그만 먹고 씻자고 말한 엄마의 말이 아이에게는 나쁜 말이었나 보다. 너한테는 그랬구나. 미안해도 어쩔 수 없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