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다. 꽃들이 피었다. 며칠 뒤에는 비소식이 있다. 금방 지겠구나 싶어서 하원 길에 산책을 나섰다. 그동안 날은 좋았어도 바람이 제법 불어서 놀이터도 산책도 미뤄왔는데 더 미룰 수가 없었다.
안양천으로 내려가는 길에 강아지를 만났다.
"강아지도 산책 나왔나 봐요." 크다가 말했다.
거리가 가깝지 않으니 엄마 뒤로 숨지 않는다.
안녕, 멍멍아?
나는 강아지띠야.
너도 강아지띠지?
멍멍이한테 인사를 하던 작다는 갑자기 자기소개를 했다. 자신이 개띠라는 걸 안다. 개띠에서 '개'는 그 강아지가 맞지만 이 강아지는 아니라고 말하려다가 웃고 말았다. 그래, 개띠를 만나서 반가웠구나.
어떻게 말해줘야 아이가 이해할 수 있을까?
12 간지라는 말은 너무 어렵고
그렇다면 자축인묘진사오미도 넣어두고
똘기, 떵이, 호치, 새초미,... 엄마야 정신 차리자.
다음에 생각해 보자. 오늘은 덕분에 웃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