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기 전에 일할 날이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 남은 시간을 어떤 마음으로 보냈는지 나중에도 기억하고 싶어서 하루하루 기록해 보려고 한다. '그땐 그랬지' 하겠지만 말이다.
금요일이었지만 여느 때보다도 출근한 인원이 많았다. 보통은 재택근무를 많이 하는데 다들 어쩌다 보니 오늘은 각자의 상황 덕분에 그랬다. 팀장님이 출근하셔서 그렇다고 농담도 하며 즐겁게 하루를 시작했다.
이슈가 있어서 고객사와 데일리 미팅을 진행한지도 꽤 되었다. 이제 조금은 익숙한 것도 같고 아니기도 하다. 같은 이슈로 유럽도 콜을 해야 하고, 중국도 콜을 해야 한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참 비효율적이다. 서로 관심사나 질문이 다르지만 분명 공통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이 결코 적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고객님 요청사항이니 꾸역꾸역 열심히 들어가 본다.
오늘은 회의만 네 개가 있었는데, 회의를 하면서도 사이사이에 다른 일도 처리하고 인수인계하는 책임님하고 의견도 나누고 참 정신이 없었다. 업무 특성상 팀원들은 (거의) 혼자 일하는데 오랜만에 누군가와 같이 일하니 마음이 든든해졌다.
아직은 인수인계라기보다는 프로젝트를 같이 하는 인원이 늘어난 느낌이다. 워낙 배테랑이신 분께 인수인계를 해서 그렇겠지 싶다. 같이 일하기는 처음인데 가까이에서 볼 수록 배울 점도 많다. 무엇보다 유쾌하시고 위트 있어서 좋다. 평소 인복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오늘도 그랬다.
인수인계한 지 3일째인데 내게 다시 생각해보라고 웃으며 말씀하신다. 벌써 지치시면 안 된다고 응원을 해드리지만 누구보다 잘하실 것이란 생각에 걱정은 전혀 되지 않는다. 인수인계하면서도 많이 배울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출근하는 길에 마시는 새벽 공기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