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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May 13. 2022

전 직장 동료에게서 전화가 왔다

철렁했다. 회의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부재중 메시지로 넘기긴 했지만 따금씩 신경이 쓰였다.


'무슨 일 생겼나'

'대체 무슨 일이지'

...... 요동쳤다.


워낙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프로젝트였다. 퇴사하자마자 전화가 단 한 통도 오지 않는 것이 이상하리만큼. 그런데 갑자기 전화가 왔다. 그것도 인수인계를 해드렸던 분한테서.



두 시간을 달렸다. 회의가 끝이 났다. 잠시 숨을 고른 뒤에 전화를 걸었다.


"아니, 대체 머선 일이에요?"

불안한 마음을 살짝 누르고 애써 밝게 인사했다. 반가웠다. 걱정되는 마음이 앞섰을 뿐.


"잘 지내는지 전화해봤어요.

 다시 올 생각 없나 해서~ 잘 지내요?"


그저 안부라니 고맙고 감사했다. 한 번은 전화를 해보고 싶긴 다. 4월이 워낙 정신 없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뭐한다고 전화하나 싶. 그런데 되려 전화를 받았다. 덕분에 콩닥거렸지만.


출장 나왔다가 일찍 접고 어가는 중에 안부차 전화를 주셨다며 어찌 지내는지 물어셨다.


인수인계하면서 같이 일한 게 전부였는데 참 배울 점이 많았다. 일도 잘하시고 사람도 좋았다.


"같이 3주만 일해봐요. 그럼 생각 바뀔 수도 있어."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는데 그 자신감이 부러웠다. 떠날 때가 돼서 일로 만나 아쉬웠다.


조만간 한 번 만나 점심을 먹기로 했다. 급할 거 없으니 시간 되면 보자면서 사람 좋은 웃음을 허허허허 들려주시고는 통화를 끊었다.



힘든 시기였다. 아이들 얼굴도 못 보고 일만 했던 시간도 있었다. 그치만 이 분 덕분에 좋게 마무리 할 수 있었고, 그래서 고맙고 감사했다. 조만간 만나서 점심 한 끼 해야겠다. 맛있는 거 먹어야지.



퇴근하고 오는 길에 기분 좋음 가득 담아 복권을 샀다. 이번 주에는 한 두 개라도 좀 맞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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