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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May 31. 2022

늘근 시닙의 소소한 행복

출근한 지 거진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새 회사에서 소소한 행복들이 생겼다. 주관적인 거겠지만 '행복'이란거 자체 관적이니까.


1. 퇴근 시간이 되면 노트북이 꺼진다.

2. 둘째, 셋째 주 수요일에는 한 시간 일찍 마친다.

3. 아침엔 회사에서 노래가 두 곡이 나온다.

4. 다 같이 점심을 먹고 다 같이 산책을 한다.

5. 오며 가며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정시 퇴근은 옳다.


전에는 퇴근하는 시간이 보장되지 않았다. 출근해서 유관부서와 중국, 베트남과 일을 하고 늦은 오후부터는 독일에 있는 유럽센터와 일을 하며 고객님과 회의를 해야 했다.


퇴근은 당연지사 뒤로 미뤄지고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 한참 일에 치여 살았을 때는 자정 넘어서 퇴근하고 집에 오기도 했다. 잠든 아이들 얼굴을 보다가 잠들었고 아직 깨지 않은 아이들 귓가에 어린이집 잘 다녀오라고,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고 다시 출근길에 나서야 했다.



그래서 퇴근 시간엔 노트북이 꺼지고 매월 번은 한 시간이나 일찍 보내주는 지금이 좋고 감사하다. 초과 근무를 하긴 했지만 전에 비하면 아주 귀여운 수준이다. 이 정도면 객관적으로 봐도 괜찮지 않나.



사람들이, 분위기가 좋다.


아침에 사람들과 정답게 인사 나누는 것도 좋다. 먼저 온 사람, 늦게 온 사람 할 것 없이 서로 주해 인사하는 시간이 좋다. 퇴근할 때도 마찬가지다. 


먹으러 갈 때도 한 명씩 다 챙긴다. 자리에 없는 사람까지도. 다 같이 먹고 다 같이 산책을 나선다. 물론 자리에 올라가는 분도 계시.


소소하게 보이고 당연한 것 같지만 내겐 당연하지 않았기에  따뜻하다.


8시 30분이면 사내 방송에서 노래 두 곡이 나온다. 윤딴딴 노래도 나오고 스물다섯 스물하나 OST도 나왔다. 회사 DJ양반을 한 번 찾아가서 리스트를 받아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만큼 선곡이 좋다.


회사 구석구석 예쁜 곳이 많다. 사람들이 쉬는 공간까지도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따뜻하다.



내 사람들이 있어서 좋다.


마지막이지만 가장 좋은 건 좋아하는 사람들을 오며 가며 마주할 수 있다는 거다. 적어도 회사는 일이나 사람 중에 하나는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일은 아직 잘 모르겠다. 그때그때 할 일들을 쳐내느라 정신이 없으니까. 분명한 건 여기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까이에 마음 주고 얘기 나눌 사람들이 있음에 늘 감사하다.



"옮기니까 어때? 좋아?"

이직한 후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고 궁금해한다. 사실은 '그래서 다닐만한'를 물어보는 거겠지만.


이제 두 달 다녔는데 뭘 알겠나. 앞으로 어떤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누가 알겠나. 그래도 이거 하나만큼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전보다 나아졌다고. 그것도 아주 많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투표합시다. (갑분투표)
크다는 손에 도장 찍고는 매우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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