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물었다. 현충일이 있었던 연휴였고 신나게 쓰고 돌아다녔다. 지방선거 뒤에 이틀 휴가 냈으면 거의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졌을 거다.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이런 머리는 항상 안 돌아간다. 하나 배웠으니 다음에는 꼭 써먹을 거다. 반드시.
남편의 질문에 정리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과연 연휴 동안 얼마나 썼을까.
2022.06.03
닭갈비(+주차비) 30,800원
서울랜드 연간회원권 재발급 8,000원
물티슈 4,500원
젤라또 아이스크림 12,000원
2022.06.05
포토프린터 잉크와 인화지 62,260원
소아과와 약국 5,900원
주유 48,020원
라면 9,390원
치즈 7,050원
블루베리 8,980원
반짝티니핑 19,800원
비눗방울 5,000원
화장솜과 면봉 8,800원
2022.06.06
돈까스클럽 34,700원
광명동굴 입장권 12,800원
풍선과 텀블러 14,000원
수플레 케이크와 밀크티 21,000원
아기꾸미펫(장난감) 59,450원
연휴라서 사용한 비용만 197,250원이었다. 일요일(5일)에 사용한 비용은 연휴가 아니었어도 사용했을 거다.오,남편 계산이 맞았다. 남편 너의 머릿속에 뭐가 있는 거니 대체. 다시 생각해도 참 대단하다. 감으로 얘기했다기엔 너무나 근접한 수치다. 같은 공대생인데 왜 나는 안 되는 거지?
가계부 같이 작성했으니 반성을 해보자면 쓰지 않아도 되었던 소위 '멍청 비용'이 적지 않았다.
서울랜드 연간회원권을 챙기지 않아서 발생했던 재발급 비용은 너무 아까웠다. 남편과 서로를 너무 믿었기에 생겼던 일이었다. 재발급 받은 회원권은 차에 넣어두었다. 이제는 놓고 올 일은 전혀 없다. 아이들 지면 촬영을 하고 난 뒤라서 클렌징 티슈를 챙겼어야 했는데 그조차 놓쳤다. 마음이 급한 대로 물티슈를 사 왔지만 가방에 이미 물티슈는 있었다.
행복비용을 빙자한 '사치 비용'도 적지 않았다. 광명동굴에 가서 마음에 드는 텀블러를 발견했고 덕분에 아이들은 풍선을 사고 신이 잔뜩 났었다. 그간 눈독 들였었던 카페에 갔었지만 케이크를 제외하고 1인 1음료를 주문해야 한다기에 화가 났다. 맛은 보고 싶어서 씩씩거리며 주문은 해왔다. 생크림이 맛있긴하더라. 그래도 다신 안 갈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