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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Jun 16. 2022

너의 이름은 '아이', 갈대로소이다

생일선물 대환장 파티

크다 생일을 앞둔 주말이었다. 결국 생일 선물을 결정하지 못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토이저러스로 향했다. 크다는 일관되게 똘똘이 솜사탕을 원했다. 이제는 체념해야 하나보다. 온라인이 2만 원이나 저렴하다. 생일이 며칠 남았으니 생일까지 도착할 수 있도록 주문을 하겠다고 했더니 마음이 상했다. 여기서 가지고 나갈 생각이었던 것이다. 어찌저찌 설득된 듯하여 다시 둘러보고 있던 중에 크다가 한 장난감 앞에 털썩 앉았다.


마음이 바뀌었다며 걸 사야겠단다. 이번엔 쉬이 물러설 것 같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음에 든 포켓몬 피규어가 있었는데 그마저도 품절이었다. 우리는 체념한 듯 그러자고 했다. 크다가 이렇게까지 완강했던 적이 거의 없었다. 2만 원 아끼려다 5만 원이나 더 썼다. 이런 상황을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고 하던가.


아이는 무척이나 신이 났다. 전에 몇 번 티비에서 보고는 사고 싶다고 했었는데 지나가는 말이었다. 크다 친구가 샀는데 생각보다 퀄리티가 그랬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결국 이 장난감도 우리 집으로 가는구나. 반갑다, 개비야. 부디 오래가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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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했던 개비하우스와 너무 달랐는지 잠들기 전에 문득 품절이었던 장난감 생각이 난 건지 모르겠다. 이렇게나 고심해서 고른 장난감이었는데 반나절도 안 돼서 품절된 장난감이 생각난단다. 포켓몬 뮤다. 말하면서 눈물이 뚝뚝이더니 결국 울음이 터다. 남편은 아이를 데리고 거실로 가서 한참 얘기하다 데리고 들어와서는 아이를 재웠다.


예상에 없던 지출로 크리스마스까지 선물은 없다에 덥석 동의했던 크다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지만 묻지 않을란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그래도 그 뒤로 생각보다 개비하우스를 잘 가지고 논다. 새 장난감의 힘이 아직 남아있나 보다.




그 와중에 작다는 실속을 제대로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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