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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Jun 23. 2022

비가 많이 온다

아빠가 가셨던 그 해 여름에도 비가 많이 왔다.

한동안은 비가 오면 아빠가 많이 생각날 것 같았다. 올 해는 날이 가물어서 비가 많이 안 오더니 오늘은 그래도 비가 꽤 온다. 그 여름이 생각나는 날이다. 이렇게 한 번씩 생각나고 생각할 수 있고 그리워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잘 지내고 있어요. 오늘처럼 한 번씩 생각나는 날엔 그냥 꿈에 찾아와서 여느 때처럼 그냥 말없이 있다 가셔도 좋으니 들러주세요. 아빠 얼굴이, 목소리가 점점 희미해져 가요. 동영상이라도 많이 찍어둘 걸. 로또 번호라도 알려주러 오세요. 눈물 날 것 같으니 괜히 딴소리 한 번 해봤어요. 근데 진심에요.


보고 싶어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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