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계획했던 연말 모임을 취소한 이들이 많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왁자지껄하게 모여 끝나가는 한 해를 기념해야 하는데,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무료하게 연말을 보낼 수는 없는 법이다.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맛있는 요리를 직접 만들어 근사한 와인 한 잔과 함께 하는 것은 어떨까. 많은 사람들로부터 채우려 했던 온기를 따듯한 요리 한 그릇에서 대신 위로 받는 것도 괜찮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맛과 영양에 물이 오르는 식재료가 있다. 바로 ‘대하’가 그 주인공이다. 구워도 맛있고 튀겨도 맛있는 대하는 영양효능까지 훌륭한 해산물이다. 이렇게 모나지 않는 장점만 두루 갖춘 대하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음식이다. 오늘은 대하에 대하여 알아보자.
작은 대하에 꽉 찬 영양효능
대하의 대표 영양성분인 키토산과 타우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저하시킨다. 껍질에 많이 함유된 키토산은 체내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고, 불순물을 배출시켜 혈액 내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타우린 성분은 해독작용 효능이 있어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 또한 대하에는 칼슘이 풍부하여 골다공증, 골연화증 예방에도 좋다. 마지막으로 대하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제격이다.
대하,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변신의 귀재!
제철을 맞은 대하는 특유의 감칠맛과 단 맛을 듬뿍 머금고 있다. 별도의 진한 소스 없이 새콤달콤한 냉채로 만들면 아삭한 식감이 대하의 맛을 살려주는 훌륭한 손님용 요리가 완성된다. 냉채를 그릇에 담고 마지막에 잣가루를 듬뿍 뿌리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대하는 양배추와 영양학적으로 궁합이 아주 잘 맞는다. 대하에 부족한 비타민C와 섬유소를 양배추가 보충해주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위한 간식으로 대하와 양배추 그리고 냉장고에 남아 있는 짜투리 채소를 몽땅 털어 넣어 대하 채소볶음을 만들어보자. 소스는 취향에 따라 간장을 넣거나 토마토 케찹을 넣어도 좋다. 깔끔하게 소금, 액젓으로만 간을 하면 대하의 깊은 감칠맛을 즐길 수 있다. 간단하지만 질리지 않는 집반찬으로 그만이다.
뜨끈한 국물이 절로 생각나는 요즘에는 대하를 넣은 밀푀유 나베도 추천할만하다. 천겹의 잎사귀라는 뜻의 밀푀유 나베는 겹겹이 쌓은 재료가 내는 풍부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소고기를 넣은 일반적인 밀푀유 나베 레시피에 대하 8~10마리를 넣어보자. 해산물 하나만 더 추가되었을 뿐인데 육수의 맛은 몇 배로 깊어진다.
마지막으로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마요소스 대하구이다. 대하의 등을 갈라 내장을 뺀다. 그리고 마요네즈에 다진 청양고추 또는 풋고추, 마늘, 설탕 등을 넣은 소스와 함께 버무린다. 달군 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두르고 볶아주면 거부할 수 없는 맛의 일품요리가 완성된다. 대하는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식재료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조리할지 즐거운 고민을 하게 만들어준다.
식탁 위를 화려하게 수놓는 <크림소스 대하 부르스케타>
‘부르스케타’ 납작한 빵이라는 뜻으로, 납작하게 잘라 구운 빵 위에 각종 재료를 얹어 먹는 이탈리아 요리이다. 일반적으로 부르스케타는 전채 요리로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레시피가 많이 나와 있지만,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든든한 메인요리로 변신할 수 있다.
오늘은 대하와 크림소스, 치즈를 듬뿍 얹어 오븐에서 구워낸 따듯한 <크림소스 대하 부르스케타>를 소개한다. 아이들 식사로도, 어른들 안주로도 즐길 수 있는 요리로서 식탁 위를 화려하게 만들어주는 레시피이니 주목해보자.
* 필요한 재료
슬라이스 바게트 5개, 양파 1/3개, 파프리카 1/3개, 대하 10개, 크림 소스 350ml (되직함의 정도의 따라 가감), 모짜렐라 치즈, 소금, 후추
* 만드는 과정
1. 양파를 잘게 다져 기름을 두른 팬에서 볶아준다.
*chef’s tip : 마지막에 버터 한 조각을 넣으면 풍미가 더욱 좋아진다.
2. 잘게 다진 파프리카를 함께 볶아준다.
3. 대하를 넣고 함께 볶아준다. 이 때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4. 크림 소스를 넣고 잘 섞어준다. 이 때 소스는 토마토 소스, 로제 소스 등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되직함의 정도는 개인의 기호에 따라 조절한다.
5. 바게트 위에 적당히 4의 소스를 적당히 얹고 모짜렐라 치즈를 듬뿍 얹는다. 180도의 오븐에서 치즈가 녹을 때까지 구워서 완성한다.
오븐에서 꺼내는 순간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모짜렐라 치즈와 크림 소스가 녹으면서 내는 참을 수 없는 고소한 향에 입 안에서 침이 꿀꺽 넘어간다. 대하의 탱글탱글한 맛과 부드러운 크림 소스의 조합이 담백한 바게트와 어우러져 입 안 가득 행복한 맛을 선물한다. 게다가 화려한 요리 외관은 연말을 맞이하는 파티 요리로도 손색이 없으니 밖에서 먹는 레스토랑 음식이 부럽지 않다. 거리두기가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경각심을 가지고 조심해야 하는 요즘이다. 다가오는 연말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안전한 홈파티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 전문가 필진으로 기고한 11월 칼럼으로,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씁니다. (요리, 사진, 글 = 이주현)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2954679&memberNo=189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