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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긍정 Oct 10. 2022

22년 3분기 독서결산.txt

이 글의 BGM으로는 비오의 <리무진>을 권합니다. 

까만 리무진 보며 꿈을 키웠지
언젠가는 나도 저걸 갖게 될 거야
커다란 리무진에서 내가 내리지
변한 것은 내가 아닌 삶의 무게 

- 리무진 가사 中





프롤로그

2분기 독서 결산을 마무리할 때, 나는 3분기엔 두 가지 다짐을 했었다. 

첫 번째는 '업무 관련 책을 많이 읽는 것', 두 번째는 '꾸준하게 읽고 쓰는 습관을 만드는 것'. 전자는 지켰고, 후자는 못 지켰다. 8월엔 일이 바빴고, 9월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틈만 나면 놀러 다녔다. 잘 놀았으니 후회는 없다.


4분기엔 스스로 어떤 약속을 하면 좋을까 고민해보았고, 브런치북 공모전에 도전해보려 한다. 

당분간은 읽기보다는 쓰기의 계절이 될 듯하다. 쨌든 이번 독서결산 글도 읽은 순서대로 소개 후, 에필로그에 내가 추천하는 책과 그 이유를 담으려 한다. 참고로 7월에 내가 원페이저 작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서, 문서 작성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다.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께 이번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1분기 독서결산.txt

 2분기 독서결산.txt

3분기 독서결산.txt

7월
- 달러구트 꿈 백화점 (오디오북)
- 상사 취향 저격, 한 페이지 보고서•기획서 작성법
-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오디오북)
- 생각정리스킬 (오디오북)
- 왜 일하는가 (오디오북)
- The one page proposal
- 1시간안에 끝내는 앱 APP 기획편
- ONE PAGE 정리기술

8월
- 나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오디오북)

9월
- 기획자의 글쓰기 





7월

#달러구트 꿈 백화점 (오디오북) 


"영감이라는 말은 참 편리하지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뭔가 대단한 게 툭하고 튀어나오는 것 같잖아요? 하지만 결국 고민의 시간이 차이를 만드는 거랍니다. 답이 나올 때까지 고민하는지, 하지 않는지. 결국 그 차이죠. 손님은 답이 나올 때까지 고민했을 뿐이에요."


밀리의 서재에서 요약본으로 오디오북을 제공하고 있어서 접하게 된 책. 소설이지만 서유리 성우님의 목소리로 흡입력 있게 몰입될 수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로는 '영감을 얻는 꿈'을 달라고 애원하던 가수 지망생 손님의 이야기다. 달러구트는 사실 숙면 캔디를 쥐어주었고, 그걸 영감을 얻는 꿈으로 착각한 손님은 푹 자면서 생각이 정리되자 깔끔한 결과물이 나온 것이었다. 


이때 달러구트의 대사가 참 와닿았다. "결국 고민의 시간이 차이를 만드는 거랍니다."

나는 한동안 편하게 툭 튀어나오는 영감을 바라지 않았는가? 





#상사 취향 저격, 한 페이지 보고서 • 기획서 작성법

프로다운 두괄식 문서
두괄식 문서는 핵심이 앞에 제시되는 것이다. 즉 결론 메시지를 먼저 써주는 것이다.

1) 제목을 잘 써라!
2) 목적을 잘 써라!
3) 결론을 잘 써라! 
상대의 질문을 먼저 생각하고,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제시하라. 


한동안 문서 작성에 대한 고민이 깊었어서, 시중에 나와있는 원페이저 관련 책은 다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와닿았던 배움은 '상대의 질문을 먼저 생각해본다'는 관점이었다. 한동안 원페이저를 내 방대한 생각의 요약본 같은 관점으로 즉, 정리를 위한 문서로 작성을 했다. 해당 책을 읽고 나서는 C레벨 분들의 입장에서 궁금해할 만한 내용으로 수정하다 보니 좀 더 설득에 가까운 문서로 다듬어지긴 했다. 사실 여전히 원페이저 작성은 어렵다 ;_;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오디오북)


"5, 4, 3, 3, 1, 땡.

4시 30분에 알람 소리를 듣는 순간부터 5초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그 5초 안에 알람을 끄고 눈을 비벼서라도 일어나는 게 나만의 규칙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데는 생각보다 특별한 비법이 없다. 그냥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눈을 떠서 몸을 일으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매번 읽어야지 하고 미루다가 밀리의 서재에서 요약본 오디오북을 제공하여 읽게 된 책. 주로 러닝 하면서 들었다. 미라클 모닝뿐만 아니라 꽤 많은 추진력에는 "그냥"이 필요하다. 근데 그 그냥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아무 생각하지 않고 일단 실천해보는 것에도 솔직히 의식적인 연습과 반복이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올해의 나는 그걸 배우는 과정 중에 놓여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일단 해보기. 이 단락 마무리도 5, 4, 3, 2, 1, 땡! 





#생각정리스킬 (오디오북)

숫자를 붙여 말한다. 
면접을 볼 때에는 하고자 하는 말에 숫자를 붙여주는 것만으로도 논리적으로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책을 읽고 한동안 의식적으로 숫자를 붙여 작성하고 말하는 연습을 했다. 

두괄식이라는 게 슬랙이나 지라처럼 '쓰기'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땐, 그냥 Tab 한 번이면 된다. 그런데 논의나 리뷰 등 '말하기'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땐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내 머릿속에 내용이 완전히 숙지되어 있어야, 즉석에서 바로 정리된 결론을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많은 양을 완전히 숙지하려면 분류가 잘 되어 있어야 하고, 그러다 보니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글머리 형태로 내용을 정리하게 된다. 꾸준히 연습 중인 요즘. 





#왜 일하는가 (오디오북)


제품이 우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자신이 하는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면 무언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남들보다 먼저 그 해결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중략) 세상의 모든 위대한 업적은 사소한 데에서 시작하고, 그 사소한 것에 애정을 갖는 사람만이 위대해지는 법이다. 지금 일이 막히거나 방법을 몰라 고민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 일에 애정을 갖고, 그 일과 연관된 상황들을 꼼꼼히 들여다보라. 그런 다음 그 일을 꼭 해내고야 말겠다고 간절히 기도하라. 일에 대한 애정만큼 유능한 스승은 없는 법이다. 


이 책은 밀리의 서재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책으로, "삼성이 10년간 신입사원들에게 추천한 단 한 권의 책!"이라는 추천사를 보고 호기심에 읽게 되었다. 연차에 따라 울림이 다른 책일 것 같다. 이 책을 읽던 당시의 나에게는 일에 애정을 가져보라는 조언이 가장 크게 와닿았다. 한동안 착각하고 있었는데, 오너십 혹은 책임감이라는 감정과 애정은 별개인 것 같다. 애정.. 꽤 많이 식은 것 같아서 머쓱했다.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버틴다'가 아닌 '일을 한다'로 살아가려면, 조금 더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의식적인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The one page proposal

우선 기획서를 읽는 사람은 당신만큼 혹은 당신보다 그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데이터 부분을 읽던 그 사람은 잘못된 점을 발견할 것이다. 그것은 기획서에 있어서 곧 죽음의 키스이다. 그 제안은 즉시 거절당할 것이다. 두 번째, 불완전한 데이터는 잘못된 결론을 이끌어 낸다. 당신은 당신이 읽은 자료에 근거해 무언가를 가정하고, 그것으로 1 Page Proposal 전체의 틀을 형성한다. 그 틀을 형성하기 전에 기초 자료가 정확한지 확인하라. 1 Page Proposal의 데이터는 반박할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 


리서치의 궁극적 목적은 기획서를 읽을 사람이 껄끄럽게 생각할 부분을 조목조목 예상하고, 그가 거절할 부분에 대해 확실한 사실과 반박할 수 없는 논리로 물리치는 것이다.


쓸만한 자료를 1 Page Proposal로 완성했을 때마다 나는 작업을 멈추고 한번 더 메모한 것들을 읽어 본다. 그런 다음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1) 내가 성취하려는 게 무엇인가?
2)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잘 포착했는가?
3) 명확한가?
4) 빠진 것은 없는가? 
5) 논리에 허점은 없는가?
6) 설득력 없는 주장은 없는가? 
7) 계산이 틀린 곳은 없는가?
8) 가장 중요한 것으로, 기획서의 원리가 설득적인가?


기분 탓인지 문화 탓인진 모르겠지만 이번 글에서 소개하는 한국, 일본 작가의 원페이저 책들은 보고를 잘하는 것에 좀 더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주로 데이터와 자신의 의견을 객관화 및 설득적으로 만드는데 더 집중하고 있다. 여전히 제출이나 보고 전, 내 논리에 허점이 없는지 고민하는 과정은 어렵지만 도움이 많이 되었던 책. 





#1시간안에 끝내는 앱 APP 기획편



앱 제작의 순서 일러두기 

1) 시장 조사의 아이디어 발상, 마인드맵 그리기
2) 기능 정의
3) SWOT 분석
4) UX, 사용자 경험 설계
5) IA, 정보 설계
6) Storyboard, 화면 설계
7) 디자인 작업
8) 개발 작업
9) 오류 찾기 디버깅
10) 베타 테스트
11) 앱 스토어 등록
12) 앱 마케팅 전략 짜기
13) 마메팅 문서, 기사문 작성하기
14) 앱 홍보 시작


개인적으로 밑줄을 가장 많이 그었던 책. 오래된 책이지만 단순하게 기획에 필요한 문서를 작성하고, UI용어들을 알려주는 최신 책들보다 더 디테일하게 앱 기획에 대해 다루고 있다. 특히 앱 스토어 관련한 정보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은 못 본 것 같다. 워낙 유용한 정보들이 많아서 오히려 간단한 목차를 들고 왔다. 프로덕트 매니저는 이렇게 많은 일들을 신경 써야 한다. 올해가 다 가기 전에 다시 한번 읽으며 복습하고 싶은 책.





#ONE PAGE 정리기술


 매핑 회의에서는 각 논점의 토론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참가자 전원이 자신의 의견을 종이에 적어 제출한다. 그리고 그 의견을 전부 화이트보드에 적는다. 이렇게 하면 빠지는 사람 없이 모두의 의견이 공유된다. 조금 번거롭지만, 사람은 자신이 의견을 내며 회의에 참가할 때 비로소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행동에 옮기기 마련이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질문에 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해당 책은 원페이저 작성에 대한 다양한 방법론을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 문서를 토대로 어떻게 회의나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 나가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서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는 번거롭더라도 의견을 내도록 유도하는 점이 인상 깊었다. 주최자 입장에서도 아무 질문없이 설명만 하다 마무리 되면 찜찜하다능 ;_;






8월

#나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오디오북) 



누구에게나 24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진다. 다만 그 시간의 밀도가 다를 뿐.
좀 뻔한 말이지만, 정말 하고 싶은 게 있고 간절하다면 좀 더 밀도 높은 시간을 보내자. 보상 심리를 지우고, 회복 탄력성을 높이면서 말이다. 


한강을 산책하면서 오디오북으로 저자님의 이야기를 듣는데, 정말 가슴이 뛰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제대로 된 동기부여랄까. '시간의 밀도'라는 구절을 듣고 최근 내 시간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밀도 있는 시간들을 보냈던가? 책 내용 중에 공부를 엄청 잘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진심으로 의사를 꿈꿨고, 천천히 또 꾸준히 노력해나간 과정들을 들으며 생각이 많아졌다.


높은 목표를 꿈꿔도 된다. 

조금씩 천천히 이뤄가면 되는데, 괜스레 조급한 마음으로 현실과 자꾸 타협하기 때문에 더 높이 뛰어오를 수 있음에도 지레 겁을 먹게 되는 것 같다. 올해 남은 마지막 한 분기는 타협하지 말아야지! 





9월

#기획자의 글쓰기



용어 정의: 어떤 기능에 어떤 명칭을 사용할 것인가?

제품을 만들어가는 팀이 공통적으로 사용할 용어를 정리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제품을 개발할 때 발생하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잘못 이해하는 문제를 미리 방지할 수 있다. 

가령 '안내 문구'와 '확인', '취소' 버튼이 포함된 메시지 창에 대해 각각 '컨펌 창', '모달', '팝업'이라고 다르게 표현한다면 실제로 만들어진 제품과 디자인은 기획자가 의도했던 것과 다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용어를 정의하면서 해결할 수 있다. 


요구사항 정의서뿐만 아니라 서비스 운영 매뉴얼이나 이슈 보고서 등 서비스 기획자가 작성해야 할 다양한 문서에 대한 글쓰기를 담고 있어 재밌게 읽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이 되었던 부분은 '용어 정의'였다. 


용어가 애매하면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많은 혼란을 야기한다.

제품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개발되어 다시 수정 작업을 하느라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고, 고객에게도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추가적인 시간이 들 수도 있다. 명확한 용어를 고르고, 이 용어는 어떤 상태일 때 쓴다라는 확실한 가이드는 중요하다.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문서를 쓰면 좋을지 차분하게 정리할 수 있었던 책. 






에필로그

이번 분기는 필요에 의해 읽은 책들이 많아서 내용이 특히 더 길었던 것 같다.



제품 만드는 직군이라면 <1시간 안에 끝내는 앱 APP 기획 편>과 <THE ONE PAGE PROPOSAL>을, 다른 직군 분들께는 <왜 일하는가?>를 추천드리고 싶다. 


1순위로 추천하는 앱 기획 책은 정말 베이직한 내용들을 필요한 깊이까지만 다루고 있어서 업무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올해가 가기 전에 복습 차원에서 한번 더 읽어보려고 한다. 


2순위로 추천하는 책은 내가 이번 분기에 읽은 수많은 한 페이지 보고서 글들 중 가장 본질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내가 생각하는 문제와 근거, 가설과 솔루션이 명확하면 굳이 상사에게 어떻게 어필해야 할지 등은 필요치 않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본질적인 내용을 객관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3순위로 추천하는 <왜 일하는가>는 내용이 좀 많지만 시간을 내서 조금씩이라도 한번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최근 '조용한 퇴사'라는 트렌드 용어가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일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 같다. 연말의 특성상 성과를 측정하고 이직을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지 않은가. 내가 애정 하는 구독자 분들께도, 또 나 자신에게도 하고 싶은 말인데 진심으로 일하는 것이 재밌고, 감사하고, 자랑스러웠으면 좋겠다. 하루 8시간 이상 투자하는 일인데..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현실적인 조건도 중요하겠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현재를 대하는 마음가짐인 것 같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유연하게 행동하기. 

남은 4분기는 이걸 연습해보려 한다 :') 


길고 길었던 

3분기 독서결산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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