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조건

Neverland Story is Documentary

by 긍정수아


언젠가 엄마와 마주 앉아

‘결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당시 엄만 ‘결혼의 조건’으로 딱 세 가지를 꼽으셨다.


첫째, 매일 보고 싶은 마음
둘째, 뺏기고 싶지 않은 마음
셋째, 보살펴주고 싶은 마음

엄마이기 전에 결혼 30년 차를 넘긴

중년 여성의 뜻밖의 조건이었다.


그리고 덧붙여 말씀하시기를,

부부는 한때 뜨겁게 사랑한 기억을 붙잡고

평생을 사는 거라고 하셨다.
“우리도 한때, 그런 시절이 있었지”라는

기억의 조각을 이따금씩 꺼내며 사는 거라고.


시간이 흐르면 당연지사 부부의 사랑은

'전우애'가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나

그 안엔 분명 '애정'이 있음을-


지금, 생생한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는

우리 부모님도

한때, 달달한 멜로드라마의

남녀 주인공이었으리라.


그리하여 나는 그때,

내 곁을 지키는 이를

더 뜨겁게 사랑하리라 굳게 다짐했었다.


뜨거운 연애의 종착지가

따스한 가족애의 출발지가 된다니

이 얼마나 로맨틱한 일인가.


그렇게 몇 해가 흘러 나는


반나절만 걸러도 그립고,
그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고,
내 간까지 기꺼이 내어 줄 수 있는,

‘결혼의 조건'에 딱 맞는 남자 주인공에게


이쯤에서 그만

멜로드라마의 엔딩 크레딧을 올리고

그대 이제 나와

다큐멘터리도 한번 재미나게 찍어보지 않겠냐고

넌지시 캐스팅 제의를 했다.


다행히 연장계약… 아니, 종신계약에 성공!


개봉박두.

몽글몽글하고 따뜻한

스크램블 에그스러운 애틋함으로

매일매일 뜨거운 현실을 다독이는

네버랜드의 다큐멘터리.

#미대오빠의 재능낭비(?)로 직접 쓴 캘리그래피

Live in neverland

많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