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나 어린아이 일 수는 없다
경력을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정신적으로 독립을 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내가 존경하던 롤모델이 나에게 더 이상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때가 생긴다. 그럴 때, 포지션을 바꾼다거나 이직을 한다거나 퇴사 후 창업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환경을 바꾸더라도 근본적인 접근법을 바꾸지 않는다면, 상황은 반복되고야 만다. 그러한 시점에는, 다른 사람의 영향을 벗어나서 그들과 겹치지 않는 나만의 생각을 만들어내는 것, 이런 것을 갖춰야만 나의 다음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시점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경력의 초기에는 선배의 이야기를 따르고 멘토나 롤모델의 조언을 따르면 나를 확장시킬 수 있었겠지만, 점차 한 명의 롤모델로 나의 부족한 부분을 더 이상 채울 수 없게 되고, 그 이외의 많은 사람들도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지금까지 내가 믿어왔던 신념이나 가치관이 더 이상 맞지 않게 될 때, 복잡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이제 누구를 찾아가면 좋을지 막막해진다. 어떠한 시대나 상황에 꼭 들어맞는 완전무결한 신념은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러다 보면 내가 옳다고 여기던 나를 변화시킬 수 있게 되고, 나의 껍데기를 깨뜨려 한 단계 성장한다. 이러한 순간이 자주 있지는 않지만, 그리고 아주 명확한 변화로 찾아오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고 복기를 하다 보면 분명하게 보인다.
내가 주체적으로 만든 사고방식만이 나를 둘러싼 문제들을 멀리서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유연하게 변화하는 나를 발견했을 때, 비로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오직 나의 판단만이 최선의 선택지라고 보일 때가 정신적인 독립을 하게 된 때인 것이다.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게 된다. 기존의 롤모델의 도움을 받지 않았지만 상황을 풀어나갈 수 있게 된다. 롤모델을 한 단계 높은 수준에서 이해하고 존중하게 된다. 지금까지 나의 모범이 되어왔던 그분은 여전히 나의 영웅으로 남아있지만 이제는 내가 그분을 바라보는 시야와 관점이 더 넓어지게 된다. 롤모델을 명예의 전당에 헌정해 드리고 한 단계 더 높은 존경을 갖게 된다. 이렇듯 나의 성장과 함께 롤모델이 새롭게 갱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