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의미를 드러내는 방법

원래 낯설게 바라보기는 둘이서 하는 것

by TH

승진인사에 선정되고 실제로도 승진되고 나서 왜 승진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적이 있었다. 사실 속으로는 승진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왜 이 타이밍에 승진이 되었는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약간은 무례했지만, 직접적으로 물어보고 답을 구했지만, 여러 가지 당위와 논리로는 충분하지 못했고 설득되지 못했다. 그렇게 더 많은 일을 해가면서 점차 이해하게 되었다. 더 많은 일들이 주어졌고, 전에 겪어보지 못한 상황을 풀어가야 했으며, 조금 더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아, 이런 것들을 대비하기 위해서 나를 승진시킨 것이구나. 시간이 지나고 직접 경험을 하고 나서야 그 승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걸 이해하는데 1년이 걸렸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접 경험한 일에서 의미를 찾아낸다면 다행이다. 대부분의 경험은 지나가기 마련이다. 아무 의미 없는 일이었다는 듯이.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생각이 떠오른다면 이것 또한 다행이다. 적어도 한 번은 곱씹어 생각해 볼 수 있으니. 그 생각의 꼬리를 물고 조금 더 이어가 보고, 주변을 다시 한번 살펴본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할 수 있고, 그렇게 지나간 일로부터 변화의 씨앗이 싹튼다. 지나간 경험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되면 그것이 다시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낸다. 영감을 받고 동기부여되어서 사람들을 생각하게 자극한다. 사실 사람들은 충분히 이러한 해석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그것을 스스로 해내는 사람들은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과정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누군가의 친구나 선후배가 될 수도 있고, 어디선가 본 글이나 영상이 될 수도 있다.


의미를 품어내고 깨우치는 과정을 성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충분한 자기 이해를 바탕으로 나의 경험을 다양한 각도, 다양한 거리로 바라본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고 제삼자에게 어떻게 전달될지도 생각해 본다. 이런 생각의 과정을 스스로 하는 건 사실 굉장히 익숙하지 않다. 내가 겪었기 때문에 그 일이 발생한 배경이나 인과관계들이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다르게 생각해 보려고 해도 잘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걸 다른 사람이 질문을 던지는 순간, 그 질문은 나에게 이상하리만치 예리하게 다가온다. 낯선 질문에 대답하려다 보니 기존의 해석을 재구성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렇듯, 성찰에 타인을 활용해 보면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장면을 마주할 수 있다. 오늘부터, 나에게 낯선 질문을 던져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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