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성과를 낸다는 것은 회사가 나에게 가진 기대치를 얼마나 채웠느냐가 기준이다. 기본적으로 인사평가권을 가진 매니저 역할을 맡은 사람들은 넓은 시각으로 각 직원들이 갖는 회사의 기대치를 알고 있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 신입사원의 경우에는 회사가 이들에게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몇 억짜리 프로젝트를 수주해 온다거나 고위 고객을 설득하는 일들은 상당한 수준의 고연차 직원들에게 주어지는 기대치이다. 승진을 하거나, 상위 고과평가를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것들을 채워주는 사람들이다. 그란데, 이걸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약간 모호한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서있는 위치에서 회사의 기대치를 채우는 것을 나의 매니저가 평가한다면, 내가 좇아야 하는 건 회사를 위한 노력이어야 하는가, 아니면 매니저의 평가를 위한 것이어야 하는가? 당장의 평가가 매니저에게 달려있음을 알겠지만, 매니저의 시야가 회사의 기대치를 어긋나게 바라보고 있다면? 내가 만든 성과가 빛을 내지 못하는 게 아닐까?
요즘이야 OTT나 유튜브가 대세이긴 하지만, 예전 티비 프로그램에서는 갑자기 출연진이 교체되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자세한 내막을 알 수는 없지만, 담당 PD의 기대치와 다른 것들을 보여줬기 때문이라 짐작해 본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대표적인데, 이은결이나 백종원처럼 PD의 기대치 이상을 만들었던 출연진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여기에서는 시청자들의 인기투표가 객관적인 지표로 활용되었다. 시청률은 사실 뭔가 변화를 만들기 위한 근거로 활용되기 매우 좋은 KPI이다. 객관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결국엔 전부 다 PD의 결정을 따른다. 회사에서 성과를 만드는 것도 이처럼 주관적인 판단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나의 상사에게 알랑방구를 끼는 일뿐일까? 그것은 아니다. 평가에 주관적 요소가 개입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그 이후에 해야 할 일은 서로의 관점을 파악하는 일이다. 즉, 매니저가 나에게 갖는 회사의 기대치는 무엇인가? 내가 스스로에게 생각하는 회사의 기대치는 무엇인가? 이 둘의 교집합이 얼마나 넓은가? 작은 영역만 겹친다면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회사 내에서 이 작업을 하지 않는다. 그 이후에는? 매니저가 나에게 기대한 것을 넘어서는 업적을 만들면 된다. 그러면 그것이 인정받는 성과가 된다. 그렇다면 미친 성과는 어떻게 내는가? 회사가 상사에게 기대하는 것을 당신이 만들어주면 그게 미친 성과가 된다. 이제, 내 상사의 인사고과에 내가 어떻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고민해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