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가능함에서 만들어지는 유대감
어느 때부터인가 대체불가능한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많은 신문기사에서 조용한 사직을 소개하던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회사에서 대체불가능한 인재가 되어야 직업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논리. 지금 생각해 보면 능력주의가 만들어낸 일종의 환상 같은 이야기처럼 들린다.
성장하는 산업에서는 변화가 자주 발생한다. 새로운 포지션이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부지기수다. 새로 맡은 팀원들과 이제 좀 익숙해졌다고 생각될 때쯤, 또다시 다른 역할을 맡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새로운 포지션으로 잘 갈아탈 수 있는 것이 요즘 시대의 ’능력‘으로 인정되는 듯하다. 대체불가능이라기보다는 얼마나 빠르게 ‘대체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내는지가 중요해졌다.
그래서인지 오랜 기간 함께 지내온 동료의 존재는 매우 소중하다. 우리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우리들뿐이라는 특별한 유대관계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겪어왔던 동고동락의 시간들, 짧은 만남과 헤어짐이 아닌, 긴 시간 동안 쌓아 올린 그 관계의 역사가 우리를 하나로 묶어준다. 이 사람들이야말로 우리네 인생에서 진정한 대체불가능한 사람들이 되어준다.
익숙한 관계에서 나오는 일종의 편안하고 포근함은 새로운 변화에 일종의 걸림돌이 되기도 하지만,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살면서 우리가 진정으로 갈구하는 것은 어쩌면, 변하지 않는, 방황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올 수 있는 진부하지만 가족 같은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