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웅은 172cm의 작은 키와 최고 144㎞의 평범한 구속으로 KBO리그를 평정한 파워 피처다. 2022년에는 KBO리그 40년 역사상 최초로 20홀드와 10세이브를 동시에 달성하며 키움 히어로즈의 뒷문을 지켰다.
덕수고등학교를 졸업한 김재웅은 2017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에서 키움의 전체 57순위 지명을 받았다. 명문고 야구부의 에이스였음에도 불구하고 하위 라운드까지 지명 순번이 밀린 이유는 '키가 작고 공이 느려서'였다. 김재웅은 2020년 야구 전문 월간지 <더그아웃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드래프트 당시에 대한 소회를 묻자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운동해서 지명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답했다.
편견을 뒤집었다. 데뷔 3년차였던 2019년, 퓨처스리그에서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24경기 92이닝을 던지고 3.1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동계 훈련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으며, 전천후 투수로서 상황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투입됐다. 2021년에는 직전 시즌의 활약상을 인정받아 필승 계투 요원으로 나섰다. 3.54의 평균자책점과 11개의 홀드를 기록했다.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던 2022년에는 8월 2일까지 27개의 홀드를 쌓고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셋업맨으로 활약했다. 8월 3일부터는 마무리 투수 문성현의 부상 공백을 메우고자 9회에 마운드를 오르기 시작했다. 정규시즌 최종 평균자책점은 2.01까지 상승했지만, KBO리그 역대 최초 '단일 시즌 20홀드·10세이브'의 주인공이 됐다. KBO리그 출범 40주년을 맞이한 해였기 때문에 더욱 의미 깊었다.
김재웅은 지난 5년간 1군 252경기에서 259이닝을 투구하며 6승 65홀드 20세이브,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최근 고교야구를 보면 김재웅과 비슷한 사이즈의 좌완 투수들이 신체 조건의 한계에 주눅드는 대신 전력으로 투구하며 정면승부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아마도 김재웅이 프로 데뷔를 꿈꾸는 또 다른 김재웅들의 꿈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